장이권 교수(생명화학 전공).
“찌르르― 찌르르―.”
귀뚜라미 중 몸집이 가장 큰 왕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대강당 안에 울려 퍼진다. 화면 위로 청개구리, 청솔모, 청딱따구리가 지나간다. 박새의 청명한 울음이 귓가를 적시는듯하더니 푸른 숲의 녹음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4월27일(월)∼1일(금) 한 주간 대강당에서 ‘생명과 평화의 채플’이 진행됐다. 이번 채플에서는 장이권 교수(생명과학 전공)가 이화 안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을 시청각자료를 통해 소개했다.

채플시간에 소개된 곤충과 새들에 관한 자료는 대부분 장 교수가 직접 녹음하고, 촬영한 것이다.
이화 이곳저곳을 누비는 그의 손에는 사진기와 캠코더가 들려있었다. 대강당 학생들의 귀를 즐겁게 했던 딱따구리 소리도 그가 학교 안에서 직접 녹음한 것이다.
“이화역사관 앞에서 청딱따구리를 발견했어요. 곧 날아가 버려서 청딱따구리의 모습을 영상에 담지 못했지만 울음소리를 녹음할 수 있어 다행이었죠.”

장 교수는 이화를 도시 속 ‘섬’이라 표현한다. 생태학자들 사이에서 섬이란 단지 바다에 떠있는 섬이 아니다. 그들에게 섬은 회색의 도시 속에 위치한 녹지대를 뜻한다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이화도 도심 속에 위치해 생명체가 살기 좋은 환경은 아니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자연이 잘 보존돼 있고 북한산 자락과 이어져 있어 다양한 동물들이 이화 안에 공존하고 있어요.”

그의 초록 바탕 명함에는 개구리와 귀뚜라미의 노래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지금은 소리통신(소리를 통한 통신방식)을 이용한 곤충들의 의사소통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곤충들이 소리를 내는 일은 아주 위험해요. 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니까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곤충들은 궁극적으로 자손번식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죠.”

그는 곤충을 잘 알고 싶으면 곤충의 행동을 살펴보라고 귀띔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행동을 관찰해서 곤충의 습성을 파악할 수 있다.
“제가 연구하는 모대가리 귀뚜라미의 경우는 뿔이 양옆으로 뻗어나가 머리모양이 모가 난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어려운 이름도 알고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동물행동학’ 수업을 강의하는 장 교수는 학생들이 동물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자료를 이용해 수업을 진행한다.
“동물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 관찰할 수 있잖아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동물을 볼 때마다 ‘이 애들이 지금 어떤 행동을 하고 있구나’라며 동물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늘 노력해야죠.”

장이권 교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많은 학생들이 이화 안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동물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조언한다.
“동물의 행동은 참 재밌어요. 그 즐거움을 이화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정이슬 기자 iseul1114@ewhain.net
사진: 고민성 기자 minsgo@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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