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학생 간 소통방법 마련, 본교 이미지 개선 등 다양한 의견 내

이배용 총장 취임 후 세 번째 봄이 찾아왔다. 이 총장은 ‘글로벌 이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해외 교류, 파주 캠퍼스 조성 등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화인들은 이 총장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지난 주 교정에서 만난 이화인들은 총장의 대외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비싼 등록금, 총장­학생 간 소통, 부족한 장학금 등의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정책, 공감은 하지만 개선할 점 많아
학생들은 이배용 총장이 추진하는 ‘글로벌 이화 프로젝트’에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이었으나, 국제교류프로그램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채재원(정외·08)씨는 “총장 취임 후 국제교류프로그램이 다양해진 것은 좋지만,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비용을 학생들이 부담하고 있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참여를 포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점 교환학생으로 파견되는 학생은 양교의 등록비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며 “국제교류프로그램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소진(작곡·08)씨는 교환학생 제도에 대해 “교환학생 선발에 관한 정보를 많이 제공했으면 좋겠다”며 “원하는 학과에 지원할 수 있도록 선발방식이 세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지영(사과·08)씨는 “본교는 타대보다 교환학생 파견 기회가 적고 선발 경쟁이 치열하다”며 “선발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등록금, 동결에서 그치지 말고 장학금 확충, 시설 관리 등에 더 쓰여야
학생들은 등록금과 관련해 등록금 책정 기준 공개, 학내 시설 개선 등을 부탁했다.  
이선경(수학·05)씨는 “수학과는 실험과목 없이 문과대와 비슷한 환경에서 공부하는데, 등록금은 450여만원으로 문과대보다 70만원 정도 비싸다”고 말했다. 이씨는 “등록금 책정 기준을 상세하게 밝힌다면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에 대해 좀 더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낡은 학교 시설과 실험 기구 등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박송윤(분생·07)씨는 “등록금도 비싼데 낙후된 기구로 실험해야 한다”며 “내가 수강했던 실습과목에서는 30명이 현미경 2개로 실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나래(경제·08)씨는 “학관은 건물이 오래돼 방음과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소음으로 수업에 방해를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조형·09)씨는 “조형대 건물은 수업시간이 아니면 난방기를 틀어주지 않는다”며 “겨울에는 추워서 작업을 못할 정도”라고 했다.

장학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사임(철학·07)씨는 “교내 성적장학금이 타대에 비해 부족하다”며 “장학금을 수혜한 친구들 대부분이 외부지원 장학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등록금을 낮출 수 없다면 장학금을 받을 기회라도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아(경제·08)씨는 “평점 4.2를 넘어도 등록금의 1/4밖에 감면 받지 못한다”며 “장학생 수뿐 아니라 수혜액도 적다”고 말했다.

△총장­학생 간 소통문제 극복해야
총장과 학생 간 소통 부족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강민혜(국문·05)씨는 “총장이 대외적으로는 많은 활동을 하지만 정작 학생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년 단대 집행부에서 활동했던 김수빈(경제·07)씨는 “총장님은 학생들과 많이 만난다고 말씀하시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채플 시간 외에는 총장님을 볼 기회가 없다”며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총장님께 전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승은(국문·05)씨는 “글로벌 정책 등 총장의 활동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성과가 학생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설씨는 “총장­학생 간 교류가 많아져야 한다”며 ”‘총장과 함께하는 역사·문화체험’같은 프로그램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지연(유교·08)씨는 “총장이 학생들을 직접 만나기 어렵다면 온라인 게시판 등 다양한 소통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간 개인주의 극복, 대외이미지 개선 등도 지적
신입생들은 선배들과 만날 기회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최재아(인문·09)씨는 “입학할 때 새내기 배움터 이후로 선배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며 “동아리활동 없이는 선배와 사귈 수 없고, 신입생들끼리 교류도 잘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타대처럼 학부 신입생들을 위한 ‘분반 제도’ 등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ㄱ(수리물리·09)씨는 “활발한 온라인 모임 등을 통해 선배들을 만나고 조언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본교의 이미지 개선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이지윤(관현·09)씨는 “비싼 가격대의 제품을 판매하는 학내 상업시설도 이화에 대한 편견을 낳는 것 같다”며 “저렴한 가격대의 상업시설을 늘리는 것도 이미지개선에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영문·07)씨는 “장차 입학할 학생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외부 이미지 개선은 잠재적으로 학교가 성장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quikson@ewhain.net
김아영 기자 momonay@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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