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시간에 하는 예습과 복습?
특강 시간에 하는 예습과 복습?
  • 이대학보
  • 승인 200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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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ECC 대형강의실에서는 수업대신 외부에서 초빙한 명사의 특강이 진행됐다. 세 시간 동안 긴 인생에서 얻으신 지혜들까지 하나라도 더 전해주고 싶어하시는 열정에, 특강은 점점 더 무르익어갔다. 학생들 역시 웃음과 감탄사로 적절한 추임새를 넣어 주었다.

그런데 앞 좌석을 둘러보니 몇몇 이화인들이 하나 둘씩 다른 과목의 핸드아웃이나, 서적들을 꺼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특강이다 보니 시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내용들이 등장해서 그랬는지, 각자 줄을 치기도 하고 페이지를 넘기며 자습을 시작했다.

순간 제일 먼저 다가온 감정은 부끄러움이었다. 그분의 이화에 대한 이미지는, 무엇보다도 수업을 듣고 있는 우리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었다. 수업시간에 다른 과목의 책을 보는 이화인들을 어떻게 생각하실까 하는 부끄러움과 죄송스러움에 고개가 수그러들었다.

그런데, 이내 저 분이 이화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하는 것 보다는, 이화인들에게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습과 복습은 그 시간이 아니어도 할 수 있지만, 그 날의 특강은 바로 그 순간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것이 아니던가. 훌륭한 인생 선배의 이야기에서 얻는 팁과, 한시간 동안의 자습을 바꾸어버린 이화인들의 모습에 문득 안타까움을 느꼈다.

때로는, 당장은 효용성이 떨어져 보이더라도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일이 아닐까. 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면, 이화인들이 보다 성숙한 특강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분이 그날 열심히 추임새를 넣었던 이화인들의 모습으로만 이화를 기억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주랑(영문·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