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355명중 30명 선발 … 모든 입학사정관이 학생 전부 평가

본교 입학처는 2008년 입학사정관 9명을 새로 채용했다. 이들은 2009년도 입학생 중 30명을 ‘특수재능우수자 전형’으로 선발했다. 특수재능우수자 전형은 지원자의 학업성적 외에 잠재력, 소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입학사정관제로 입학생을 선발한다. 이 제도에서 학생들을 평가하고 선발하는 입학사정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알아봤다. 인터뷰는 입학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의 업무 보호를 위해 익명 보도를 전제로 진행됐다.

­△355명의 지원자 중 30명을 선발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렵다기 보다는 생소함이 컸다. 선배 입학사정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대학에서 실시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선두에서 입학사정관을 하다보니 대학 사회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또한 언론에서 집중하는 이슈라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기존의 제도로 평가할 수 없었던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이화에서 생활할 수 있게 돼 보람 있다. 학생들에게 그들의 고유한 능력이 평가될 기회를 주는 점도 기뻤다.

△­어떤 선발과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나
공정성 시비를 줄이기 위해 입학사정관들은 모든 지원자의 서류를 단계별로 나눠 교차평가한다. 최종적으로 선임 입학사정관과 교수가 입학생을 선발한다. 선발 과정은 준비단계, 예비심사, 심사, 평가 단계로 구성된다. 9명의 입학사정관이 각 단계에 분포돼있기 때문에 모든 입학사정관이 각각 학생 355명을 전부 평가한다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을 평가하고 선발하는 데에는 2~3개월이 걸렸다.

­△지원자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가
지원자들은 대회수상내역, 포트폴리오(활동내용 스크랩) 등을 제출하는 편이다.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출되는데 활동 단체의 장, 동료, 선생님 등의 추천서, 활동사진, 활동내용이 포함된다. 언어능력으로는 공인언어성적 이외에 자신이 직접 번역한 서적, 장기간동안 외국어로 쓴 일기 등이 있다. 입학사정관은 이러한 평가 자료의 실적 수치보다는 활동 내용의 진정성, 가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특정 대회의 수상실적을 제출했다면 참가자 몇 명 중 몇 등을 했는지부터 대회의 본래 취지, 구체적 활동 내용 등 여러 면을 살펴본다.

­△입학사정관제가 대학 입시의 개혁이라는 낙관론이 있는 반면 제대로 정착될 수 없다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려면 중장기적인 안목과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입학사정관제는 기존의 학생 선발과정 중 인적, 시간적인 제약으로 평가가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보완책이 될 수 있다.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다각도로 살펴보면서 학생 선발에  대해 정성을 더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교육의 진정한 질적 변환의 시도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부분의 합의를 바탕으로 입학사정관제의 역량, 실질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지원자들만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지
특별활동우수자(가군)로 지원자는 특별활동, 동아리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학생들이다. 이 학생들은 해당 조직을 창단했거나 다양한 교내외 활동을 선동했고, 교내외 동아리 수상에 기여했다.
특정분야우수자(나군) 지원자는 해당 재능과 관련된 일관된 활동 내용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교사가 학생부에 학생의 재능에 대해 일관되게 언급했다. 이 학생들도 교내외 활동에서 다양하게 수상한 경험이 있다.

△입시 철이 아닌 시기에는 무슨 일을 하나
다음 입학전형을 위한 준비로 바쁘다. 학생들을 선발하는 지표를 더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 고등학교도 조사하는데 학교별로 비교과영역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교육과정이 어떤지 등을 양식화한다. 지원자들의 활동 실적을 위한 평가도 미리 준비하고 2010년도 입시 계획 또한 논의 중이다.

­△지원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재능을 입증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의 고유한 재능에 대해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재능은 재능다워야 하며, 재능에 대해 증명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재능을 증명하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중, 고등학교를 거치는 오랜 시간 동안 진행해 온 것의 축적물로 보여야지 단기적인 준비로는 부족하다. 이는 입학사정관이 학생들의 진정성을 보기 때문이다.

이한나 기자 hjnh87@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