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과 영어연극반 UNI 21회 공연 프리뷰

영어교육과 영어연극반 UNI 단원들이 21회 공연 'Cards on the table(식탁 위의 카드)' 연습을 하고 있다.
“Not a crime. The crime. The ultimate crime.(단순한 범죄가 아닙니다. 바로 그 범죄. 궁극의 범죄입니다.)”
쉐이타나(Shitana) 역을 맡은 조수진(영교·07)씨의 목소리가 비장하다. 올리버 부인(Mrs. Oliver) 역 김보민(영교·08)씨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긴장감이 가득한 무대 위, 배우들의 숨소리 만이 가득하다. 25일(수) 오후6시 생활관318호 영어교육과 영어연극반 UNI 단원들의 21회 공연 ‘Cards on the table(식탁 위의 카드)’ 연습이 한창이다. 이 연극은 추리소설 ‘아가사 크리스티’의 동명의 작품을 각색했다.

“옷 갈아입고 무대로 올라가. 시작하자!”
회장 신수진(영교·07)씨의 지시가 떨어지자 배우 12명이 재빨리 무대에 오른다. 스태프 16명은 관객석에서 배우들의 동작 하나, 말 한 마디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I had no idea there were so many different types.(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1시간 후 단원이 무대 밑으로 모여들었다. “디퍼런트(Different)는 빼자.” “안돼. 의미가 달라진단 말야.” “동작을 크게 해. 총을 쏠 때 반동을 느끼듯이 몸을 튕겨봐.”

영어연극반 UNI는 영어교육과 학생 28명을 주축으로 매년 봄 정기공연을 올리고 있다. 이번 연습은 지난 겨울방학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저예산으로 대형 극단 못지않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작품 선정부터 무대, 의상, 음악, 연출 전부가 단원들 손을 거쳤다. 그 중 대본 수정은 단원들이 특히 공들인 작업이다. 대본을 선정하고 각색하는 데에만 2월 한 달이 걸렸다.
단원 이정은(영교·08)씨는 “대부분 관객들이 대사를 듣고 바로 이해하는 건 힘들어 한다”며 “극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대본 수정 작업을 수백 번 거쳤다”고 말했다.

음향 녹음 단원 조수진(영교·07)씨의 노력도 유별나다. 극 중 두 인물이 물에 빠지는 장면의 음향이 필요했다. 조씨는 녹음기를 들고 욕실로 향했다.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 한참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욕조에 물을 채운 후 샴푸 통 두 개를 준비했다.
“샴푸 통을 차례로 빠트렸어요. 사람이 물에 빠지는 소리죠. 그리고 미친 듯이 물장구를 쳤어요. 사람들이 살려고 발버둥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 조씨는 욕조 속에 들어가 잠수하기도 했다.
“물에 빠진 사람의 소리를 녹음해야 했거든요. 얼마나 숨을 참았는지 몰라요.”

단원들의 갖은 노력 끝에 연극 공연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정은씨는 “연극은 곧 그 나라의 문화를 나타내는데 단원이 전부 토종 한국인이라 작품을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다른 어느 극단도 아닌 UNI만의 ‘Cards on the table’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겨우내 교육관B동에서 뜨거운 물병으로 추위를 달래며 연습한 그들. 영어연극반 UNI가 준비한 봄의 무대는 4월3일(금) 오후6시30분, 4일(토) 오후3시 생활관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최아란 기자 sessky@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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