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화국 들어 들불처럼 번진 골프장건설 바람이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난관을 겪고 있다.

이제 환경오염의 차원을 넘어 지역 주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권력·재벌과의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73개 골프장이 도내거주지역의 65%를 차지하고 있어 가히 「골프공화국의 수도」라 불리울만한 경기도답게(?) 그동안의 대단의 골프장 건설공사로 울창했던 국유림이 모두 벌채되고 온산이 파헤쳐져 황량한 모습만이 드러나있다.

『골프장이 개장되면 1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취수원으로 맹독성 농약이 여과없이 흘러들어 주민들의 생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것은 뻔한일입니다.

일동 주민들은 식수부터 농업용수까지 모두 지하수를 쓰는데, 연간 3,7톤씩 농약을 쓰는 골프장이라니요?』주민 정진욱씨의 말이다.

골프장 캐디들의 기형아 출산을 예로 들지않아도 농약 피해는 심각하다.

잔디를 융단처럼 유지하기 위해 4밀리그램만 섭취해도 치사하는 테믹입제, 발암성이 있는 캡탄, 씨마네, 기형을 유발하는 디프수화제, 언어장애와 정신경련을 일으키는 타코닐 등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 ㄴ골프장의 농약사용평균량은 1천7백여킬로그램이었다고 환경처는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10배도 넘게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다일동면에 공사중인 나산컨트릴클럽은 오수정화시설마저 없이, 사용된 농약이 하천에 직접 유입되는 백수관을 설치했음이 밝혀져 주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또 수십만평에 나무를 베어내고 잔디만 까는 것도 큰 문제이다.

보수력(땅이 물을 유지하는 능력)이 25%로 형편없이 줄어 홍수와 산사태, 가뭄을 일으킴은 물론 토질까지 피폐하게 한다.

『게다가 그 잔디에 막대한 물을 뿌리면 논에 댈 물이 없어요. 골프장에 쓸 물을 대기위해 하천을 더 깊이 파는 공사후 마을의 우물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아예 물이 고이질 않습니다.

끊임없는 공사소음은 어쩌구요? 중장비가 다녀 동네길도 엉망입니다.

』정씨는 한두가지가 아닌 골프장 문제점을 지적한다.

『빈부격차 위화감 조성에다 농민의 자부심을 없애 생산의욕저하에 사치 향락사업으로 인한 금권만능주의, 패배 주의도 걱정됩니다.

』환경오염 못지 않게 「인간오염」도 심각하다는 것이다.

경기도중 잃은 골프공을 국교생들에게 찾게 해 개당 3백원씩 되사자, 어린이들이 종일 골프장을 뒤지게 되었고 그과정에서 파주군 어린이기 농약중독으로 사망한 가슴아픈 사건으 두가지 위험을 함께 보여준 일례이다.

한 클럽당 4∼5백명씩 소속된 캐디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농외소득이란 미명하게 캐디가 된 농촌여성들에게 우려되는 도덕성 파괴와 탈농현상은 어떻게 할 것인가? 둘째로 골프장 자케가 거대한 부동산 기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동면 극동 컨드리클럽은 사슴농장으로 허위등록한 후 평당 3∼4천원에 사들여, 골프장을 세운 현재 2∼10만원으로 땅값이 뛰자 막대한 차액을 남겼다.

이나마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 탈세혐의로 대표가 불구속 입건중이다.

이러한 불법과 공해의 현장에서 주민들은 반대투쟁을 더욱 가열차게 벌일 수 밖에 없다.

『물가인상, 농가부채, UR 까지 겹쳐 더욱 힘든 농촌에 농지를 헐어 소수를 위한 놀이터를 짓는 것은 말도 안돼요. 농촌문제해소방안을 제시하기는커녕 재벌을 호하는 정부를 더이상 믿을래야 믿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주민오흥한씨(경기도 골프장반대공동대책위원장)는 말한다.

또한 주민들은 골프장설립인가 과정에도 의혹을 제시했다.

『취수원에서 20km 이내에는 인가가 날 수 없으며 국·공유지가 30%를 초과하지 못하게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어떤 합의가 되었기에, 취수원 1km 이내 70∼80% 국유지인데도 입찰공고나 공청회도 없이 수의계약되었는지 밝여야 합니다』라고 오씨는 주장한다.

이에 경기도청은 나산의 골프장 설립인가를 취소, 일단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공사현장의 불법 건물등 장비는 전혀 철수되지 않아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 모르는 형편이다.

6공화국동안 골프장은 1백20여개 무더기로 허가되었다.

무주택자가 43%에 달하는데 전국택지면적의 11%, 공장부지의 1.5배가 골프장부지란 점이 정경유착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제 단순한 골프장 저지가 아니라 잔정한 지역발전이 무엇인가 알고 우리의 권리를 지켜야 합니다.

반대투쟁이 동네별로 개별적이고 고립화되어 단지 보상금 얼마 더 받으려는 추세를 극복하고, 이제 전국단위로 싸워야지요. 공해없는 세상에서 올바르게 살기 위해 재벌과 권력에 맞설겁니다』민둥산이 되어버린 고향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오씨는 『「공정이 반이상 진행되었어도 전면 백지화 할 수 있다」는 모범사례를 세워 다른 골프장반대에 계기를 만들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일동면 주민들은 「골프장 건설반대 일동지역 주민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세차례 주민결의대회를 갖고 공사현장점거농성, 홍보를 위한 골프장피해 사진전을 벌일 바있다.

또한 기만적인 저책과 관료통치를 벗어나기 위한 지역민의 자주적 대중조직을 통해 지역연대공동대안을 마련,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제 「골프장문제」는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속에 새 국면을 맞고있는 것이다.

전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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