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EGI 탐사단 특집(2)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워싱턴DC를 누비던 EGI 2기 학생들의 발걸음은 거리풍경을 돌아볼 새도 없이 바빴다. 미국 건국의 상징인 95번 고속도로(I-95)를 따라 13일 만에 북동부지역을 돌아보기엔 잠깐의 시간도 아까웠다. 제2기 EGI 탐사단의 발자취를 웰슬리여대(Welleley College), UN한국대표부, 헤밀튼메디슨 하우스(Hamilton-Madison House)를 중심으로 되짚어 봤다.   

△웰슬리여대, 같은 듯 다른 대학생활
월요일엔 수학과 작곡, 화요일엔 심리학과 드로잉, 수요일엔 영문에세이. 웰슬리여대 1학년 맹승진(Seungjin Veronica Meang)씨의 시간표다.
웰슬리여대는 자유전공학부대학으로 약 53개의 전공과 천여개의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2학년을 마치고 전공을 정하기 때문에 저학년은 다양한 교과목을 수강한다. 맹씨는 “대부분 2학년까지 여러 분야를 들어보고 전공을 결정한다”며 “4학년인데도 전공이 없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전공에 매여 시간표를 짜는 우리 학교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웰슬리여대 학생들은 평균 5~6개의 클럽에 참여한다. 스포츠클럽부터 철학학회까지 클럽의 종류도 다양하다. 맹씨는 “합창단, 철학학회, 심리치료동아리, 배드민턴 클럽에 참여하고 있다”며 “올 겨울에는 합창단에서 로마를 방문해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어 학원, 아르바이트로 바쁜 한국 친구들을 보면 다양한 활동을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UN한국대표부, 세계를 향하다
한옥의 창호문과 한지 전등, 백남준씨의 작품으로 꾸며진 UN한국대표부는 마치 갤러리 같았다. 김은정 서기관은 “방문객들의 칭찬이 자자하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UN한국대표부에서의 일정은 박인국 대사관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박 대사관은 학생들에게 국제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우리나라와 중국이 수교를 맺기 전부터 한중일 경제공동체를 주장했다”며 “시대를 미리 내다보는 능력이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에 관한 설명도 이어졌다. 박 대사관은 “기업이 사회공헌으로 신뢰를 받는 것처럼 국가도 마찬가지”라며 “대외원조(ODA)와 국제연합군(PKO)은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핵심과제”라고 설명했다.
박지혜(교육공학·08)씨는 협상과 중재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박 대사관은 “UN 공식협상 전 개별 국가들은 사전회의에서 그룹의 입장을 정한다”며 “우리는 소속된 그룹이 없어 의견이 무시되기도 한다”고 답했다.

△선진국의 복지제도를 배우다
해밀턴 메디슨 하우스(HMC)에 들어서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띄었다. 삼삼오오 모여 신문을 읽는 할아버지들과 탁구로 스트레스를 푸는 할머니들을 보자 우리나라 노인정이 떠올랐다. HMC는 뉴욕 전역의 한중일 이민자 1세대들을 지원하는 노인지원 기관이다.
이곳은 이민자 노인에게 식사와 탁구, 노래방, 마작 같은 시설을 제공한다. 미국 복지기관에 대한 정부지원은 사업 공모형식으로 진행된다. HMC는 뉴욕시에 가장 큰 노인지원센터로 노인행정국과 계약을 맺어 지원받고 있다. HMC에서 근무하는 우리 학교 졸업생 전상아(사회복지·06년 졸)씨는 “이민자들의 세금서류 작성부터 살 집을 마련해 주는 등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민자들의 나라’ 미국이 이민자들을 위한 비영리기구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다는 점을 인상 깊게 받아들였다.
한 학생이 이민자들을 배려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하자 전씨는 “미국에서 이민자는 하나의 자산”이라며 “이민자들은 미국의 주축이자 체제의 바탕이다”라고 설명했다.
EGI 2기 참가자 장혜선(경영·07)씨는 “미국이 복지 선진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도 이주여성, 이주노동자 문제가 있는데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ggi@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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