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등 멸종위기 동물 위한 상품, 저소득층 환자 위해 진료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 즉, 수익을 내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위해 일하는 기업을 ‘사회적 기업’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기업은 사익을 추구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공익을 추구한다.

이런 사회적 기업 창업에 뛰어든 대학생들이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카콜라 CF에 나오는 북극곰은 왜 출연료를 받지 않나요? … 제이드(JADE)

앙증맞은 아기곰과 엄마곰이 그려진 귀여운 카드도 사고 멸종 위기 동물도 도우려면? 제이드에서 물건을 사면 가능하다.
제이드는 멸종위기 동물을 주제로 한 카드, 연필 등의 제품 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소비자가 카드를 구매하면 카드 수익금의 일부가 멸종 위기 동물을 위한 후원금으로 적립된다. 수익금 사용내역은 제이드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이 사업의 창업자는 국민대 홍선영(국문·04)씨다. 그는 평소 북극곰을 좋아해 멸종 위기의 북극곰을 보호하자는 홍보 스티커를 만들었다.
이 스티커를 접한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담당자가 스티커를 사겠다며 주문을 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이 스티커가 단순한 홍보용이 아닌 상품이 되면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2008년 7월22일(화) 제이드를 창업했다. 

홍 대표는 “소비자는 멸종위기 동물을 도와준다고 해서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는다”며 사회적 기업일지라도 제품의 품질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드 웹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국민대 이채(국문·09년 졸)씨도 “사회적 기업은 공익성뿐만 아니라 기업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왜 의료의 사각지대가 아직도 존재하나요? … 프리메드(FREE MED)

‘프리메드 버스’가 저소득층 환자들을 돕기 위해 열심히 달린다. 버스 내부는 의료 기구와 전문의료진, 대학생 예비 의료진들로 가득 차 있다.

‘프리메드’는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판자촌 및 쪽방촌 주민, 노숙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이 기업은 ‘프리메드 버스’와 ‘프리메드 병원’을 통해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비보험 진료의 경우 매우 저렴하게 제공한다.

현재 ‘프리메드 버스’의 의료진들은 토요일에는 을지로 입구역에서 노숙자를 진료하고, 일요일에는 경기도 마석 가구공단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진료하며 운영되고 있다.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허주원(경영·05)씨와 연세대 송호원(의대·07)씨는 의료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의 가치를 실현시키고자 2008년 10월 프리메드 창업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네 명으로 조촐하게 시작했다. 지금은 연세대 의대, 성신여대 간호대 학생들을 포함해 40명 정도의 구성원이 모인 상태다.
허씨는 사회적 기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그는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공익성뿐만이 아니라 개인의 꿈을 위해서도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창업만이 아니라 아카데미 운영, 책 출간도 해요. … 넥스터스(NEXTERS)

 ‘넥스터스’는 12개 대학 44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 그룹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넥스터스’는 대안기업에 관심을 가진 10명 남짓의 대학생들이 모여 대안기업에 대한 책을 내보자는 취지로 2006년 첫 모임을 가졌다. 2007년에는 인도, 방글라데시의 사회적 기업 탐방을 다녀와 ‘아름다운 거짓말’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넥스터스’는 2008년부터 사회적 기업에 대한 세미나와 홍보를 하는 교육모임인 ‘소시지 팩토리’를 운영한다. 나해선 대표는 “사회적 기업을 대학생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예비 사회적 기업인 ‘레인보우 브릿지’도 운영한다. ‘레인보우 브릿지’는 젊은 층을 상대로 위캔쿠키, 공정무역 커피 등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수익은 남아메리카 아이티 공화국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기업 운영이 쉽지만은 않다. ‘넥스터스’ 희망경제탐방단 인도탐방팀장 연세대 박윤중(사회·09년 졸)씨는 “다들 학생이다 보니 시간 맞추기가 힘들다”며 “경험이 부족해 기업 운영에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나씨는 “사회적 기업에 호감이 생겼을 때 마음을 잡고 뛰어든다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름다운 재단 박원순 상임이사는 ‘사회적 기업 페스티벌’ 환영사에서 “경기불황에 창의적인 도전 정신과 경영 기법을 활용해 사회 공익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변화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생들의 도전을 높이 평가했다.
                 
강아영 기자 syungayoung@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