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총장 졸업축사 축약본

 

오늘은 이화가 사랑과 헌신의 결실인 2618명의 학사, 1037명의 석사, 그리고 77명의 박사들에게 영광의 학위를 수여하는 뜻 깊은 날입니다. 먼저 형설지공으로 학업에 매진하여 영예로운 학위를 받게 된 졸업생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오늘의 기쁨이 있기까지 희생과 정성으로 헌신하신 학부모님들과, 여러분들의 학문적 성취를 위해 사랑과 열정으로 지도하신 교수님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졸업생 여러분들의 전공과 꿈과 현실은 모두 다르겠지만, 기회는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노력한 만큼, 준비한 만큼, 그리고 땀을 흘린 만큼 여러분 앞에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그 만큼 성공의 길도 더욱 넓고 밝아질 것입니다.

한국 최초의 여성 교육 기관으로 시작된 이화는 지난 123년 동안 양성 평등의 시대, 평화의 시대를 향한 소명 의식을 가지고, 진리의 등불로 세상을 밝히며 지성의 전당, 한국 최대, 최고의 여자 대학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동안 이화가 배출한 17만 명의 우수한 인재들은 사회 곳곳에서 성실하고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 리더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화는 다시 한 번 미래를 향해, 세계를 향해 힘찬 웅비의 나래를 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새로운 봄날을 향해 설레이는 여정을 시작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간절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진정한 이상을 가지고 꿈을 꾸는 젊은이, 희망의 이화인이 되기 바랍니다. 요즈음과 같이 현실이 어려울 때 우리는 꿈을 잃기 쉽습니다. 그러나 꿈과 희망은 젊은이의 특권입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성실한 자세, 긍정적인 마음과 함께 꿈을 잃지 마십시오.  꿈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며, 인간의 꿈이 있는 한 이 세상은 도전해볼 만한 것입니다.  희망은 앞을 헤아릴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결코 그 아름다운 날개를 펴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희망은 드디어 빛을 발합니다. 매일 여러분의 삶 속에서 희망이라는 태양이 떠오르게 하기 바랍니다.

둘째, 관용과 공존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바랍니다.  관용이란 ‘너그러움’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며, 그들의 사고와 능력, 삶의 방식이 ‘나’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공존이란 ‘함께 함’을 의미합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의 ‘다름’과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관용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관용과 공존은 여성들이 가장 장점으로 발휘할 수 있는 덕목입니다. 여성들은 포용과 돌봄을 기본적 품성으로 갖추고 있으면서, 유연함을 가지고 타인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장점을 여러분이 속해 있는 모든 공동체에서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참된 인간성을 다지고 실천하는 이화인이 되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미 이화에서 진선미의 이념을 체득하였습니다. 이제는 그것을 사회와 국가, 세계 인류에 실천해야 할 책무가 있음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곧 진리를 추구하고 인격적 덕성을 갖추어 인간애를 적극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항상 따뜻한 마음을 갖고, 사랑과 헌신과 나눔의 이화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빛과 소금으로서 이 시대에 어디에 있든 필요한 존재가 되어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을 이화에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여러분들도 앞으로 세상에 훈훈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인생의 항해를 하면서 이화와의 만남의 인연이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의 선물이었다는 자긍심을 갖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다시 한 번 졸업생 여러분의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여러분의 앞날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2월 23일(월)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이 배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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