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기숙사도 이보다 재미 있진 않을 거예요!
해리포터 기숙사도 이보다 재미 있진 않을 거예요!
  • 박현주, 이영신 기자
  • 승인 200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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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학보 해외특별취재(3) 싱가포르 국립대 기숙사에 가다

싱가포르 국립대에는 2가지 종류의 기숙사가 있다. 하나는 거주만 할 수 있는 일반 기숙사(Student Residence)로 우리 학교 한우리 기숙사외 비슷한 형태다. 다른 하나는 홀 기숙사(Hall of Residence)다. 이곳은 여러 가지 과외 활동에 참여해야 머무를 수 있다. 홀 기숙사는 유소프(Eusoff)·라플스(Raffles)·테마섹(Temasek) 등으로 각 기숙사의 전통과 특징이 분명해 영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기숙사를 연상시킨다. ‘해리포터’ 속 그리핀도르 기숙사가 ‘용기’를, 슬리데린 기숙사가 ‘야망’을 상징한다면, 기자가 방문한 켄트리지 홀(Kent Ridge Hall)은 ‘문화’에 강하다. ‘컬쳐 홀(culture Hall)’이라는 별명을 가진 켄트리지 기숙사는 밴드·아카펠라 등 문화 관련 동아리의 활동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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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기숙사 생활
기숙사는 모두 1인 1실로, 방에는 침대 하나와 장롱·책상이 있다. 더운 나라여서 천장에는 대형 선풍기가 24시간 돌아간다. 기숙사안에는 손님들을 위한 방이 따로 있다. 외국인 학생이 많은 것을 고려해 모국에서 부모님이 왔을 때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기숙사 짝수 층은 남학생이, 홀수 층은 여학생이 사용한다. 층이 다르지만 남ㆍ여 학생들은 서로의 기숙사층을 자유롭게 오간다. 카이스트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노윤수(기계공학·05)씨는 “각방을 쓰지만 같은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은 모두 가족처럼 친하다”고 말했다.
기숙사 구성원은 A~D반으로 나눠지고, 담당 교수가 있다. 담당 교수와 총 책임자 교수는 가족까지 함께 기숙사에 산다. 같은 기숙사에 살다 보니 교수의 가족과 학생들의 사이도 각별하다.

△문화의 밤-기숙사 내 동아리 총 집합해 문화 한마당
기자가 싱가포르 국립대학을 방문한 10월29일(수)은 켄트리지 기숙사의 ‘문화의 밤(Culture night)’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문화의 밤’은 1년에 한 번 있는 기숙사 행사로, 각종 문화 공연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숙사 임원진들도 임명하는 자리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강당이 북적거렸다. 기숙사 학생들만 볼 수 있는 공연인데도 200석이 꽉 찼다. 저녁 7시30분, 홀의 총책임자인 쿨딥(Kuldip Singh)교수가 축사를 시작하자 강당은 웃음바다가 됐다. 교수가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농담을 던졌기 때문이다. 지난 임원진에게 수료증을 수여한 후, 기숙사 내 동아리의 아카펠라, 연극, 춤, 노래, 밴드공연이 진행됐다. 각 동아리의 공연은 나눠진 듯하면서도 애틋한 삼각관계를 담은 하나의 내용으로 연결됐다. 아카펠라 단원들이 노래로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전달하자 다음에 나온 연극 동아리가 이어서 남자의 배신을 표현했다. 여자가 절망하는 장면 중간에는 뮤지컬처럼 밴드 음악도 흘러나왔다. 밴드는 그들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공연이 끝나자 공연자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손을 잡고 인사했다. 이날 공연에 참가한 버논(법학 3)씨는 “사람들을 감동을 줘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했는데 긴장해 아카펠라 첫 곡에서는 실수 했다”며 “두 번째 곡에서는 연습한 만큼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교외 활동 열심히 하는 학생들
학생들은 2개 이상의 동아리 활동을 한다. 과외 활동을 하면 포인트를 받기 때문이다. 포인트가 높으면 다음 학기에 기숙사에 입사할 때 유리하다. 컬쳐나이트 공연에 참가한 앨런(약학·4)씨는 합창, 스쿼시, 연극 등 5개의 교외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시간을 잘 활용하면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고도 4~5개의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숙사 학생 중에는 기숙사 관리자로 활동하는 12명의 임원이 있다. 이들은 주로 기숙사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일한다. 작년에는 기숙사비 인상 문제로 총장과 특별회담도 했었다. 작년 기숙사 임원으로 활동한 김신태(양약·4)씨는 “결국 기숙사비는 올랐지만, 지난 6년간은 임원들의 노력으로 기숙사비가 동결됐었다”며 “학생들의 요구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원들은 기숙사를 입사를 희망하는 신입생들을 직접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선발기준은 고등학교 시절 과외 활동 경력이다. 김씨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기숙사 활동에 참여해야 기숙사 사회가 유지되므로 경험 있는 학생을 뽑는 것이 기숙사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이영신 기자
박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