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형 연구처장 인터뷰

 

우리 학교에 산학협력의 바람이 불고 있다. 9일(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의 ‘세계적 석학 초빙 과제’에 우리 학교 5개 연구팀이 최종 선정됐다.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SK케미칼과 김대기·신윤용 교수팀의 ‘섬유증 치료제 전임상시험 후보물질’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계약을 맺었다. 1월에는 LG이노텍, 4월에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과 각각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이렇게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우리 학교에서 산학협력 주무부서로 활동하고 있는 산학협력단의 조지형 연구처장 겸 산학협력단장을 6일(목) 처장실에서 만났다.
▷ 산학협력단이 조성된 계기는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나.
그전부터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하는 연구중심대학 체제를 구축하고 다양한 영역의 연구를 지원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연구의 수월성을 제고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수들의 연구 활동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목적으로 2004년3월1일 산학협력단이 설립됐다.
산학협력단은 교수가 연구 과제를 준비하는 과정에 기획부터 열심히 전념할 수 있도록 과제 기획비(seed money)를 지원한다. 재단·기관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수집해 전달하기도 한다. 특정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교수들을 서로 연결해 줌으로써 연구 성과를 서로 공유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융합적인 학문 간의 학제적 연구가 잘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재정적으로는 과제 기획비를 지원하고, 추가적으로 공간 확보와 기자재 마련, 연구인력 지원을 하고 있다. 연구비를 단순히 받아서 수주하는 차원이 아니라 기획부터 보고서 제출까지 연구의 거의 모든 단계에서 교수들을 도와드리는 일을 담당한다.
▷ 현재 우리 학교 산학협력단의 현황은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산학협력을 단지 기업과의 협력만으로 여기는 점이다. 산학협력의 ‘산’은 광의적 표현이다. 산학협력의 대상에는 일반 기업 외에도 중앙정부나 지자체, 타대학 등이 포함된다.
우리 학교 산학협력단에서는 다양한 산업체와의 연구 활동을 비롯한 산학협력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자공학과와 하이닉스반도체가 공동설립한 이화·하이닉스반도체공동연구소, 식품공학과와 LG전자연구소, 세포신호전달센터와 영인프런티어 등과의 산학협력활동이 대표적인 예이다. 공공기관과의 업무협약도 체결하고 있다. 대학 기술이전전담조직인 산학협력단 기술지원센터에서 우리 학교의 연구자산인 ‘기술보유집’을 발간하고 있다. 2005년 5월부터는 신촌지역 2개 대학인 연세대·서강대 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신촌밸리’를 구성해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학교에서 산학협력의 성과가 가장 큰 분야는 약학·나노과학·생명과학·공학 분야다. 여러 과제 중 7억 이상의 과제는 대형 과제로 분류되는데, 남원우·박일흥·이원재 교수 3개팀의 창의단 사업, 최진호·우정원 교수 2개팀의 우수연구센터(SRC), 이공주 교수의 국가핵심연구센터(NCRC), 최원자 교수의 파이오니아 사업, 김영준 교수가 이끄는 IT핵심기술개발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최근에 약대 김대기 교수가 ‘신약후보물질개발사업’에 선정되었다. 
▷ 산학협력 하면 자연계열의 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인문계열에서도 활성화된 연구가 있다.
정부로부터 150억 원의 지원을 받은 인문한국(HK) 지원사업을 꼽을 수 있겠다. 2007년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인문학 육성을 위해 시작한 인문한국 지원 대형사업에 우리 학교 ‘탈경계 인문학 연구단’의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15억 원씩 10년 동안 지원을 받는 다년과제로 올해로 2년차에 접어들었다. ‘탈경계 인문지식의 생산과 사회적 확산을 통한 한국 인문학의 새로운 지평 창출’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인문 계열의 연구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 자연계가 아닌 인문계 출신(사학과) 산학협력단장의 이점은 무엇인가.
학문도 융합·통섭되는 시기다. 산학협력도 어떤 특정 영역 교수가 맡아서 추진해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전체의 연구를 통섭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를 연구한다고 하면 자연계의 연구로만 여기기 쉽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해 기업의 경영 정책이나 정부의 정책도 바뀐다는 점에서 다양한 차원의 연구로 발전 가능하다. 기존의 산학협력이 너무 분과 학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모든 문제를 포괄적인 관점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같은 맥락에서 학내에 통섭 가능한 학문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 산학협력이 우리 학교 학부학생들에게 어떤 실질적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나.
정부가 지원하고 우리 학교에서 올해 처음 시작된 제도로 학부학생 연구역량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미국에는 고등학교 때부터 개별적 연구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가 있다. 학생이 공동연구자로 교수와 함께 논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과학고에서 그런 활동이 진행 중이다. 우리 학교 연구처와 산학협력단은 그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일반 학생들의 개별적인 독립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지원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
▷ 산학협력단의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대학이 크려면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를 산업화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중국 칭화대(칭화 홀딩스: 칭화 기술지주회사)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발전 모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대학의 역할은 교육과 연구에 한정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학가에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이 기술을 제공하고 외부에서 경영과 자본을 들여와 3자가 합치되며 만들어지는 형태다. 여기서 얻는 이익의 상당부분은 다시 학교로 들여와 학교 교육·연구에 재투자 하게 된다.
산학협력단의 목표는 근본적으로 학문적인 연구결과를 응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데 있다. 2008년10월 한양대, 11월 서울대에서 기술지주회사가 만들어졌다. 우리 학교도 내년 발족 예정으로 기획 중이다. 앞으로 산학협력단에서 출자하는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대학연구성과 사업화의 선순환구조가 원활해지면 대학재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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