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평등 실현·여성 정책 시행하는 ‘성 주류화’ 국제 학술 대회 열려

한국여성연구원 국제학술대회 ‘성 주류화 : 맥락·타협·갈등’이 18일(화) 오후2시∼6시까지 LG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우리 학교 한국여성연구원과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BK21팀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우리 학교와 중앙대학교 한국사회연구소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발표는 메일랜드 대 미첼 로일리 교수(여성학과)·대만국립대 장링황 교수(정치학과)·매릴랜드대 김승경 교수(여성학과)·중앙대 김경희 교수(사회학과)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마경희 연구위원이 맡았다.

△ 시대별 분류에 따른 한국의 성 주류화 논의
김경희 교수는 시대별 분류에 따라 한국의 성 주류화와 여성운동이 제도화된 과정을 발표했다. 그는 “성 주류화 개념은 국가마다 다른 정치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되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97∼2001년까지를 페미니즘이 형성되고 국가적으로 성 주류화 전략을 채택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당시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신설되고 6개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여성정책담당관실이 생겼다. 그는 “여성학을 전공한 사람이나 여성 운동 출신의 활동가들이 정계로 활발히 진출했고, 국회의원과 정당?공무원 여성 할당제가 실시됐다”고 말했다.
2002∼2007년은 참여정부 시대로 국가 페미니즘이 관례화됐던 시기다. 노무현 정부는 양성평등사회의 구현을 제시하여 호주제 폐지·보육정책·성차별 해소 등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김경희 교수는 “200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후보의 여성 50% 할당 정책이 실시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13%로 증가했고 2005년 호주제 폐지·성매매 방지법이 제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여성 운동이 많은 성과를 거뒀으나 이제는 달라진 경제적 구조 속에서 국가와 관계 맺는 방식과 새로운 전략에 대한 담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치적 과정으로서 성인지 예산 : 한국의 경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마경희 연구위원은 ‘정치적 과정으로서 성인지 예산 : 한국의 경험’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성인지 예산은 “예산이 젠더관계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여 정책과 예산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성인지 예산은 입법화·도구 개발기·시범 사업기로 구분할 수 있다.
입법화에서는 성 주류화 전략에 관한 제도적 장치들이 생겨났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없었다. 마경희씨는 “성 주류화 관련법이 만들어 졌으나 법이 굉장히 추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도구 개발기는 성인지 예산에 관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던 시기였다. 마씨는 “행정학·법학 등의 전문가들에게 ‘성인지’개념은 추상적이었기에 여성 분야의 전문가들과 충돌이 있었다”고 했다.
최근 시범 사업기에는 여성부 폐지·여성부 업무의 보건복지부로의 통합 등으로 여성부의 규모와 위상이 급격히 축소됐다. 그는 “성인지 예산과 관련된 업무 상 충돌·성인지 예산 심의절차 규정 미비 등의 문제가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마경희 연구위원은 성인지 예산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치가·성인지적 정책 형성 능력을 갖춘 공무원으로 구성된 정부기구·NGO가 힘을 합치는 ‘삼자연합’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 해외의 성 주류화 : 케리비안 군도, 대만, 방글라데시아
미첼 교수는 ‘젠더의 흡수와 페미니즘의 관료화 : 케리비안 군도의 젠더 제도화 과정의 한계와 함정’에 대해 발표했다. 케리비안 군도에 대하여 그는 “성 주류화 과정을 저지하는 외부적 요인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케리비안 군도에는 성 주류화가 진전될 수 있는 법·제도·인식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장링황 교수는 ‘고립된 국가에서의 성 주류화 : 대만의 경험’에 대해 말했다. 그는 “대만은 국제적 정치 영역에서 매우 고립된 나라”라며 “정치적 고립은 대만의 성 주류화 실행을 연기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대만의 여성운동은 국내정치의 동력에 의해 실행됐으며 국제적 영향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승경 교수는 메사츄세스대 엘로라 하림 츄드허리 교수(여성학과)의 논문 ‘전도된 초국주의 : 방글라데시아의 종교·개발·여성 조직화에 대한 개입’을 낭독했다. 김 교수는 “방글라데시아의 성 주류화가 확산되기 위해서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정치에서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각 부문 간의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신광영 사회학과 BK21 핵심사업팀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성 주류화가 한국 사회의 정치?문화에 대한 논의를 포괄하고 성 주류화에 대한 논의 자체도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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