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요제 은상 ‘랄라스윗’팀의 보컬 김현아(사학·06)씨

 

 “여보세요? 리허설 준비요? 몇 시까지 공연해야 하나요?”인터뷰 중에도 그의 핸드폰은 끊임없이 울렸다. 노래하듯 전화를 받은 그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표정이다. 그는 올해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은‘랄라스윗’팀의 보컬 김현아(사학·06)씨다.
그의 어린 시절은 남달랐다.“7살 터울인 오빠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X­Japan 같은 메탈음악을 즐겨 들었어요.”자연스레 음악을 접하면서 중학생인 김씨는 기타를 들었다. 뭔가를 만들기 좋아하는 성미까지 더해져 노래를 작곡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입학 후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단순한 학교 공부는 흥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청소년직업소개센터에 다니면서 기타를 계속 배웠죠.”거기서 그는 랄라스윗의 다른 멤버인 카톨릭대학교 박샛별(심리·06)씨를 만났고 밴드를 결성했다.
“입시를 위해 3년간은 밴드를 쉬었어요. 그러다 이번 대학가요제가 아니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그는 대학가요제를 목표로 잡고 연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큰 기대는 없었다.“원래 대학가요제 접수 노래는 3분 30초여야 돼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5분이 넘는 곡을 그냥 냈죠.”하지만 뜻밖에도 최종합격을 했다.“연주 실력보다는 곡을 높이 평가해주신 것 같아요.”
그가 대학가요제에 낸 곡은‘나의 낡은 오렌지 나무’다. 서정적인 가사에 아름다운 멜로디와 맑은 목소리가 어우러진 이 곡은 열성적인 교육과정이 만들어낸 결실이다.“밀린 레포트 3개를 겨우 완성하고 잠깐 잠이 들었는데 17살의 저 자신과 만났어요. 지금의 나를 굉장히 한심한 눈빛으로 보더라고요.”그는 17살 때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속에 가득 품었던 벅찬 감정들이 사라진 것을‘나는 아직 더 자라지 못한 어린, 세상을 모르는 작은 아일 잊어버리고 그대로 돌아서고 만 걸까’라는 가사로 표현했다.
“이야기가 많은 가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계속 반복되는 가사를 좋아하죠.”그럼에도 쓰다 보니 말이 많아져서 2달 동안 고민했다는 그는 노래에서‘잔인한 너는 멀어져가겠지. 이렇게 불쑥 날 아프게 하고. 희미한 흩어진 난 널 그리워할까.’라는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이 부분은 멜로디도, 가사도 한 번에 나왔어요. 다른 부분은 이제 지긋지긋해요.”웃으면서 말하지만, 목소리에 곡에 대한 애정이 담뿍 묻어나온다.
대학가요제는 그에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했다.“방송으로 보신 분들은 뭐 저렇게 시시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공연장에서 보면 그 느낌은 남달라요.”그는 다른 팀들의 열정에 진심으로 감탄했다.“리허설을 6번 정도 했는데 모든 리허설에 최선을 다하더라고요.”그것은 그에게 커다란 자극제가 되었다.“대회 내내‘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는 그 깨달음으로 지금 다른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있다.“4,5곡 정도 수록된 디지털 싱글 앨범을 내서 홍대 클럽에서 공연하는 게 목표에요.”그 꿈을 위해 데모 테이프를 만들고 기획사에 오디션을 보러 다닌다. “다음 목표는‘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서는 거에요.”당당하게 포부를 밝히는 모습은 자신감마저 묻어난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학가요제를 준비하는 이화인들에게“지레 겁먹지 말고 자신감을 충분히 가져라”고 말했다. 그는“대학가요제는 음악을 계속할 사람에게는 받침돌이, 다른 일을 한다 해도 인생의 큰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저는 대학생활에 잊지 못할 큰 추억을 만든 것 같아요. 뜻이 있다면 꼭 도전해보세요.”
당차게 말하는 그의 모습은 어느덧 순수한 꿈을 가지고 있던 17살의 소녀의 눈빛이다.
                                                               
                                                                          강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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