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교수 유치를 위한 노력에 비해 외국인 교수를 위한 복지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있다. 올해 우리 학교 외국인 전임교원은 34명이다. 이러한 외국인 교수들은 주거보장 문제·한국 교수와의 의사소통 부재에 대해 어려움을 표하고 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국 땅에서 외국인 교수가 혼자서 집을 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리 학교의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국제대학원 브렌든 교수(Brendan Howe·국제정치 전공)는 2001년 처음 우리 학교에 왔을 때 학부 기숙사인 한우리집에서 지내야 했다. 브렌든 교수는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내 이웃이었어요. 사생활 이 보장되기 힘들었죠. 그런 점이 조금 불편했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당시 내 방의 냉·난방 기구는 자주 고장났었고 기숙사에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시설도 부족했었어요”라고 덧붙였다.

7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 학교는 외국인 교원을 위해 대학원 기숙사를 제공하거나 관재과에서 관리하는 외국인 교원 전용 원룸을 유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그러나 원룸 10칸 마저도 모두 만실 상태로 34명의 모든 외국인 전임교원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학원 기숙사에 거주하는 마크 교수(Mark Whitaker·사회학 전공)는 “외국인 교원에게 집 문제는 당연히 보장해주고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교수와 한국인 교수 간의 원활한 소통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씨앙 바이 첸 교수(Xiang Bai Chen·물리학 전공)는 “교수회의에 자주 참여 하지만 매번 한국어로만 진행되는 회의에서 소외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제스퍼 교수(Jasper Kim·국제학 전공)는 “한국어에 능숙하다면 소통의 어려움이 크지 않지만 문화가 낯선 외국인 교수의 경우 극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씨앙 바이 첸 교수(Xiang Bai Chen·물리학 전공) 역시 “외국인 교수와 한국인 교수간의 의사 소통을 증가시키기 위한 실질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는 캠퍼스 내 교수 아파트를 통해 외국인 교수에게 집을 대여해주고 있다. 총 236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이 아파트는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전임강사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다. 서울대 복지과 김재호씨는 “방이 하나인 아파트 경우 월 46만4천원, 보증금 135만원을 부담하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외국인 교수·연구원·대학원생 전용 숙소인 ‘BK 국제관’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외국인 교수의 생활에 도움되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는다. 외국인 교원들은 학과 학생·조교에게 도움을 청해 어려움을 해결한다. 이에 대해 외국인 교원 임용을 담당하는 교무처는 “교무처는 임용과 비자문제만 담당한다”며 “외국인 교수 생활에 대한 도움은 각 단과대학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무처는 “교내 외국인 교수 수는 계속해서 늘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사회과학대학의 경우 현재 매 학기 외국인 교수에게 조교를 붙여주는 것 외에는 단과대 차원에서 특별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유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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