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인문극회는 동아리 부원이 모자라 4년 동안 공연을 하지 못했다. 작년까지 활동하던 부원은 총 7명이다.

인문극회 김혜림 회장(국문·05)은 “연극을 올리려면 기획·연출·음향·조명·배우 등 분야별로 인원이 필요한데 그 동안 인문극회 회원 수가 적어 공연할 만한 인원이 충족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51기 신입부원을 모집해 총 16명으로 늘어났다.

우리학교 중앙동아리에 소속된 공연분과 동아리는 총 17개다. 이 공연분과 동아리들이 회원 수가 적어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정기공연 후 부원이 탈퇴하는 경우도 많았다.

마당극 공연을 하는 ‘민속극연구회탈’에서 현재 활동하는 부원은 7명이다. 탈 최효선(국문·07) 회장은 “정기 공연이 한 학기에 한 번씩이지만 사람 수가 적어 지난 학기에는 공연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속극연구회탈은 지난 학기 36기를 모집했다. 탈은 1년에 한 번 부원을 모집해 햇수로 36년이 돼야하지만 그 동안 부원이 들어오지 않아 사실 역사는 더 오래됐다. 최 회장은 “신입부원을 모집할 때 아무도 지원하지 않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중앙 뮤지컬 동아리 ‘이뮤(E-MU)’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창작뮤지컬을 공연하다보니 배우팀?무대조명팀?음악음향팀 이외에도 기획홍보팀·의상팀·시각디자인팀이 필요하다. 타대 남자배우 5명을 포함한 12명이 활동하는 배우팀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팀당 2~4명뿐이다. 특히 무대조명팀은 인원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분야다.

이뮤 고병진 회장(인문·08)은 “무대조명팀은 무대를 직접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6명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4명밖에 없어 이번 공연 준비할 때 다른 팀에서 도와야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활동하던 부원들이 공연 뒤 빠져나가는 경우도 많다. 한 번의 공연을 위해 적어도 1달 이상 연습하는 공연 분과 동아리들의 특성상 준비기간 동안 개인시간을 거의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재즈음악 감상?연주 동아리 Two-Five에는 1학년 때부터 활동해온 07학번 부원이 김보민(특수교육·07)회장 한 명 뿐이다. 김 회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인사정이 바빠져 중간에 나가는 부원들이 있다”며 “이번 11월 정기공연에는 1학기에 활동이 끝난 3학년과 05학번 선배들이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총연극회도 사정은 비슷하다. 총연극회 송민경 회장(독문·07)은 “연극에서 연기나 무대경험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은 확실히 다르다”며 “경험 있는 부원들이 나가면 새로 들어온 부원들을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공연분과 동아리에서 2년 동안 활동하다 탈퇴한 ㄱ씨는 “일주일에 3번 정도 모여서 3~5시간 연습했다”며 “연습시간을 지키는 것에 대한 통제가 엄격해 힘든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동아리 부원들은 힘든 만큼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는 자부심이 크다. 이뮤 이현지 배우팀장은 “공연준비 기간에는 개인 활동을 포기해야 하지만 열심히 연습해 좋은 공연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며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은 아무 때나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뿌듯해했다.

탈 최효선 회장은 “함께 연습하다보면 부원들이 가족같이 느껴진다”며 “다른 학교 탈패와 교류하며 인맥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ggi@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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