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학교 스티븐 궉 96대 학생회장 인터뷰
1912년에 창립된 홍콩대학교 학생회는 오랜 역사와 더불어 1970∼80년대 우리나라의 학생회와 같이 사회 문제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0월10일(금) 직접 찾아간 학생회 건물 앞에는 이를 증명해주는 조형물인 ‘치욕의 기둥’이 우뚝 서있다. 고통에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해 보기에 편하지만은 않은 이 조형물은 천안문 사태를 기억하기 위해 1998년, 학생회 주도로 세운 것이다. 3층짜리 건물 한 채를 모두 학생회가 쓰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홍콩대 학생회 스티븐 궉 회장을 만나 학생회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콩대 학생회의 구성은 어떠합니까.
저를 비롯한 18명의 집행부가 학생회의 전체적인 활동을 이끌고 있고, 각 단대 학생회 임원 45명으로 구성된 협의회, 일반동아리 연합회, 스포츠동아리 연합회, 문화동아리 연합회·방송국(Campus TV)·출판국(Undergrad)이 소속돼 활동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학생들의 요구를 학교에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홀 소사이어티(Hall Society)를 따로 두고 있으며 교직원 모임, 학술 단체와도 연동해 학생 복지를 증진시키고 연구를 촉진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학생회 선거는 어떻게 이뤄집니까.
매년 2월에 선거를 합니다. 학생회장과 부회장 후보를 중심으로 행정·복지·대외활동 등을 맡을 집행부를 구성해서 선거에 나갑니다. 선거에 나오기 전정책, 아젠다 등을 발표합니다.
△학교 당국과 갈등이 있을 때는 없습니까.
학교와 관계는 좋은 편입니다. 학교 관계자·총장은 언제든지 편하게 만나서 논의할 수 있는 상대입니다. 학생회장은 총장을 선출할 때 만드는 선출위원회에 패널로도 참여해 왔습니다. 투표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을 대표해서 총장 후보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습니다.
△전체 학생 수가 약 2만2천명인데요, 학생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합니까.
의견 수렴에는 대부분 온라인 설문조사를 이용합니다. 전체 메일을 보내서 의견을 받습니다. 생각보다 꽤 많은 답변이 돌아와서 아주 유용합니다. 학생회 나서야할 일이라면 이러한 의견 조사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에서 탄원서를 받기도 합니다.
△학생회의 사회 참여 활동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대학문화의 전반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자체부터 너무나 상업화되어 있습니다. 인문학적인 주제가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고, 취업 이외의 지적인 발전에는 더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박초롱기자 rong_cho@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