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무관심, 학생회가 위태롭다
학생들의 무관심, 학생회가 위태롭다
  • 변선영 기자
  • 승인 2008.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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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서울대 총학생회 선거 3년 연속 연장 투표 실시해
 

11일(화) 총학생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2009년 총학생회 건설을 위한 선거전이 시작된다. 우리 학교 총학 선거는 지난 3년 동안 계속 투표율 50%를 넘지 못해 연장 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총학생회 선거가 전체 학생들의 연중 행사로 인식된 것과 달리 현재 총학생회 선거는 학생들의 무관심·변화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 위상이 변화하고 있다. 이대학보는 한국·홍콩·싱가포르 대학을 통해 아시아 대학 총학생회 현실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홍콩 과학기술대학교(과기대)가 10월10일(금) 2009학년도 학생회 총학생회장단 선거 결과를 발표했다. 선거에 참여한 학생은 과기대 학부 총 재학생 4899명 중 1161명. 투표율은 23.7%에 그쳤다.

이러한 학생들의 총학에 대한 무관심은 비단 홍콩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싱가포르·홍콩 등지의 대학 학생회는 공통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학생들의 무관심·탈정치 성향이 강한 대학가 전반적 분위기 속에서 각 대학 학생회는 구조변화·학생복지확충 등을 모색하고 있다. 


△ 학생 호응 낮은 아시아 대학 내 총학생회

홍콩대학교(홍콩대) 스티븐 궉총학생회장은 지난 2월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단일 후보로 찬반투표를 실시한 당시의 투표율은 20%수준이다. 궉 회장은“학생회에 나오는 선본 수 자체가 적을 뿐더러 경쟁률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홍콩대 재학생 록유렁(공학·08)씨는 “학생들이 총학생회의 선거나 총학 활동에 크게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다”며 “오히려 소속감이 상대적으로 강한 단대의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학생들은 전체 학생을 대표하는 총학생회가 없다. 카이스트에서 싱가포르 국립대학으로 교환학생을 온 노윤수(기계공학·05)씨는 “요즘 한국 대학생이 정치에 무관심하다지만, 싱가포르 학생들은 한국 학생보다 학생회 활동이나 정치에 더욱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에텐탄 외부협력 학생대표는 “선거별로 편차가 크지만,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선거권을 행사하는  단대 대표 선거나 동아리 회장 선거에 참가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난양공대)의 상황도 같다. 학생회에 대해 묻자 대부분의 학생은 ‘동아리 회장’으로 인식했다. 학생들의 불만을 학교에 요구하는 일은 개개인이나 개별단체가 직접 행정부서에 제기한다.

퐁 청 웨이(화학·07)씨는 “학생에게 문제가 생기면 담당 학교 부서에 직접 문제를 제기해 해결한다”고 말했다. 맥달브 촤(화학·07)씨는 “문제가 발생하면 학생들이 의견을 수렴해 학교 행정 부서에 메일을 보낸다”고 말했다. 의견을 수렴한 담당부처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한다. 

국내 총학생회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과거 대학생 전체의 축제였던 총학생회 선거는 이제 연장을 거듭해야 겨우 50%의 투표율을 확보 가능한 상황이 된 지 오래다. 우리 학교 총학생회와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3년 동안 매번 연장 투표를 실시해야 했다.

서울대 최영수(사회·06)씨는 “사회가 점점 경쟁이 심해지면서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고 경제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창렬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학생회에 관심이 없는것은 학생회의 무능과도 연관이 있다”며 “소통의 부족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을 읽지 못한 채 학생회를 운영하면서 신뢰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조을선 부총학생회장은 “80년대에는 민주주의라는 목표 아래 학생회와 학생들이 하나될 수 있었지만 요즘은 개인의 관심사가 세분화되면서 총학생회가 모든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하기 힘들어 졌다”고 말했다.

△ 대학 총학생회 학생 복지 비중 갈수록 높아져 

과거에 비해 낮아진 학생들의 관심·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춰 아시아 대학의 학생회 역할에서 ‘학생복지’ 분야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입학과 동시에 학부생 전체가 의무적으로 학생회에 가입되는 홍콩대는 학생 1명이 1년에 140홍콩달러(한화 2만3천원 정도)를 학생회비로 낸다. 학생회는 학교 지원금 없이 100%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올해 총학생회 1년 예산은 2백만 홍콩 달러(한화 3억3천만원 정도)이다.

스티브 궉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직접 내는 돈으로 학생회가 운영되는 만큼, 학생회 비용의 대부분은 학생 복지를 위해 사용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콩대 학생회는 식당 개선·학교 위생·학내 식품 할인혜택 등을 추진한다. 이밖에도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위해 문구점·복사집 운영, 매 학기 다이어리를 제작해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학생회가 기획한 컴퓨터 할인행사를 통해 노트북을 싸게 구입했다는 리윙헤이(기계·08)씨는 “평소 학생회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학생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만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홍콩대 총학생회는 정기적으로 포럼을 열어 학생들을 위한 ‘열린 토론의 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금융위기·홍콩의 법률·홍콩의 좌파운동 등에 대한 포럼을 주최했으며, 이를 위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만한 유명인사를 손님으로 초청한다. 궉 회장은 “학생들과 관심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해 학생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콩 과기대 학생회 선거는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 2인이 후보로 출마하는 우리 나라 총학생회 선거방식과 차이가 있다. 학생회 조직의 장이 되고자 하는 후보가 집행부의 모든 구성위원을 결정한 뒤 ‘내각’의 형태로 출마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치융 회장은 “선거에 출마 당시, 학생회 활동에 대한 열정과 능력이 있는 학생들을 찾기 위해 2달을 소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내 소모임·동아리 등을 수시로 찾아다녔고 집행부 멤버를 공개모집하기도 했다.

과기대 학생회장은 능력 있는 학생들을 직접 발굴해 학생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헤드헌터’의 모습이었다. 그는 “임기 중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학생들의 복지 증진”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셔틀버스 증설·개설 선택과목의 수 확충·중국 본토 학생을 위한 입학 할당제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실제 기자가 찾은 10월13일(월) 과기대 홀에서는 학생회 주축으로 ‘학생들이 뽑은 올해의 우수 클래스’선정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투표에 참여하고 잇던 플릭스(언론·07)씨는 “학생회가 매년 선정하는 우수 클래스 결과는 다음 학기 수강신청 시 유용하게 활용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지 활동의 비중의 증가로 기존의 사회 참여 활동이 부족해 아쉽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조세프(기계공학·08)씨는 “요즘 총학생회는 과거 총학생회가 사회문제에 깊이 관여한 것과 달리 사회와 점차 멀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립대(국립대) 역시 학생대표들은 일반 학생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학생들 의견을 학교에 전달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학교와 협력하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들이 하는 일은 시험기간 도서관 개방시간을 늘리거나 학생들이 셔틀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학생복지와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것들이다.

변선영 기자 shiny303@ewhain.net

이영신 기자 harry0127@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