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재(1) - 홍콩MBA를 가다

중국을 넘어 세계 기업의 인재양성소가 되고 있는 홍콩 MBA. 그 중심에 홍콩과학기술대학교(과기대) MBA 프로그램이 있다. 1991년에 설립됐음에도 불구하고 100년 역사의 미국 MBA 프로그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스티븐 디크레이(Steven DeKrey) 과기대 MBA 프로그램 학장은 “중국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특화된 커리큘럼”과 “국제화”를 꼽았다. 10월13일(월) 과기대 MBA 연구실에서 만난 디크레이 학장은 한국의 MBA에 대해 “전 세계에서 인재를 끌어당길 수 있는 ‘자석(magnet)’을 만들어야 성공한다”고 조언했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MBA 특징은 무엇인가.

우리 MBA 프로그램은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의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의 학생들이 무한한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중국 진출의 관문 격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으로 모여든다. 홍콩과기대 MBA는 ‘중국에서 사업하기(Doing Business in China)’, ‘중국에서의 투자와 금융(Investment and Finance in China)’ 등과 같은 중국 시장에 특화한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발달된 서구 MBA 프로그램의 복제에 그친 것이 아니라 여기에 아시아의 관습, 역사 등을 고려한 경영 철학을 더했다.

 

△높은 랭킹을 차지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면?

국제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프로그램은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선정 국제화 환경 평가에서 4년 연속 1위를 했다. 다양한 학생과 교수 구성이 국제화 지수를 높이는 주요한 요인이다. 어제 Mini-Olympic이라는 과 행사를 했는데, 모인 학생들의 구성을 보고 나 자신도 놀랐다.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오고 있다. 우리 프로그램의 등록금은 홍콩 내부에서는 높지만 해외의 다른 MBA 프로그램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스 스쿨의 등록금이 약 6만 달러(US), 와튼 스쿨은 약 5만 달러이다. 하지만 과기대는 약 4만 달러이다.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어느 학교를 선택하겠는가. 또 하나의 요소는 연봉이다. 우리 프로그램 졸업생은 평균 월 7만3천 달러(한화 약 9천2백만원)라는 비교적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한국 MBA가 세계적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려면?

국내 중심의 생각을 버리고, 전 세계에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자석’을 만들어라. 이것이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이다. 내부를 바라보는 것을 그만두고 세계의 도전을 받아들여라. 경쟁하라.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유수의 한국 학자들을 서울로 불러들이고, 학생들도 불러들여야 한다. 인재를 내보내지 말고, 서울로 끌어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박초롱 기자 rong_cho@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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