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전국 신인 무용 경연대회’ 현대 무용 특상 차지한 하혜정(무용·05)씨

구희언 기자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제 몸짓을 통해 관객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요.”

9월26일(금) 유니버셜 아트센터에서 열린 ‘제45회 전국 신인 무용 경연대회’에서 여자부 현대무용부문 1등인 특상을 차지한 하혜정(무용·05)씨를 1일(수) ECC 광장에서 만났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지인의 권유로 1년 동안 리듬체조를 했다. 그러나 부모님과 떨어져 리듬체조를 하다 보니 어린 마음에 힘이 들어 금방 그만뒀다. 그러다 ‘몸 좀 풀어볼까’ 싶어서 시작하게 된 것이 ‘무용’이었다.

“중학교 때 몸이 굳지 않게 하려고 무용부에 들어갔다가 예술고까지 진학하게 됐어요.” 그는 고등학교 때 우리 학교 현대 무용단 ‘탐(TAM)’의 공연을 즐겨보고 이 학교로 진학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교수님의 권유로 처음 이 대회에 나가게 됐다. 그는 직접 자신의 작품을 구상했다. 졸업 작품을 수정하고 구체화해 ‘보헤미안’이 탄생했다. “살면서 제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오잖아요. 그럴 때 사람들이 갖는 무기력하고 씁쓸한 마음을 춤에 담으려고 노력했죠.”

그는 자신의 작품 ‘보헤미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고해성사’와 같은 본인의 고백 형태로 표현해냈다. 3분40초의 짧은 공연 시간이었지만 그에게는 ‘무엇보다도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무대공포증이 생겼어요. 큰 콩쿨을 두 번 정도 나갔는데 최고 순위가 나오지 않는 거에요. 그래서 이번 대회에 나가서도 에도 엄청 떨었죠.”

대회에서 특상을 수상할 정도의 연기력이었음에도 그는 아직 아쉬움이 남는다. “혼자 연기한데다가 학교 이름까지 걸려있으니까 더욱 잘해내고 싶었죠. 이미 끝나긴 했지만 그래도 아쉬워요.”

지난 여름방학 동안 그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습에 몰두했다. 오랜 시간동안 반복해서 연습하지 않으면 몸이 굳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움직여 몸을 풀었다. 개강 후에도 매주 화·목요일마다 5∼6시간 정도 연습을 했다.

“맨발로 무용을 하다 보니 발에 생긴 굳은살이 자주 찢겨나가지만 무용이 정말 좋아요.” 무용을 처음 시작할 때는 단순히 ‘내게 주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력이 늘고 있는 모습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자 더 즐겁게 연습할 수 있었다.

그는 무용의 매력으로 ‘무대에서의 완벽함’을 꼽았다. “무대 위에서는 부족한 제 모습 중에 가장 완벽한 모습만 비춰지잖아요. 그런 제 모습을 보며 만족하죠.”

누구나 살면서 우울하고 괴로운 감정이 한번 찾아온다. 그는 우울한 감정을 춤을 통해 표출하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슬픈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후회할 때가 있지만 춤으로 표현하면 관객이 그 마음을 함께 공유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그는 무용 작품을 감상할 때 작품의 배경을 아는 것보다 무용수가 표현해내고자 하는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용수 또한 관객과 함께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도 선생님에게 ‘관객과 호흡하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 때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죠.”

고등학교때 참가했던 콩쿨 심사평 에서 그는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춤 동작도 열심히 했는데 왜 그런 평가를 받았나 싶더라구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 이해가 가요.”

늘 노력하고 긍정적으로 연습에 임하는 그의 평소 생활이 지금의 빛나는 모습을 만들어 주었다.

“‘왜 안 될까’하고 생각한 적은 많아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앞으로 무용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 더 고민하게 되겠지만 일단 지금은 계속 춤을 추고 싶다는게 하씨의 바램이다. 현재 자기 모습에 충실한 그의 행보가 그를 정상에 이르게 한 원동력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