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역에서 한 시간 경의선 종착지, 임진강 역으로...

가을의 문턱을 넘어 제법 바람이 선선하다. 한 걸음 다가온 계절의 변화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신촌기차역에서 한 번에 갈 수 있는 임진각을 찾아보자. 왕복 기차비 2천8백원이면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도시의 회색풍경이 지나가면 네모난 차창은 금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가을 들판이 눈에 들어온다. 신촌 기차역에서 경의선 행 기차를 탄 지 한시간 쯤 지나면 기차는 곧 임진강역에 다다른다.

역을 빠져나와 이정표를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도착한다. 층층히 뻗어있는 나무계단(생명길)을 지나면 탁 트인 전경이 방문자를 맞이한다. 음악·평화·바람의 언덕이 여울못(연못)을 감싸안고 청명한 하늘과 맞닿아 있다.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은 2005년 세계평화출전을 계기로 조성된 10만4천㎡ 규모의 대형 잔디언덕을 중심으로 꾸며놓은 곳이다. 다양한 테마의 언덕·통일기원 돌무지·수상카페·전통놀이 체험장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공연·전시·영화·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평화누리 공원 중심에 있는 공연장 ‘어울터’ 주변의 부채꼴모양 공원에는 여러 조형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최평곤 작가의 대나무 거인 설치물 ‘통일부르기’가 북녘을 향해 서 있고, 수백 수천 개의 가지각색 바람개비가 음악의 언덕에서 흘러나오는 리듬에 맞추어 팽글팽글 돌아간다. 언덕 위에서 바람에 날리는 하얀 깃발은 평화를 상징한다. 오색 바람개비와 하얀 깃발은 바람이 불어올 때 마다 제 몸을 바람에 맡긴다.

공원 언덕 중턱에는 파라솔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돗자리나 깔개를 가져가면 편하게 쉴 수 있다. 공원에는 음식점이 없기 때문에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평화누리공원에서는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7080 나눔 콘서트’를 연다. 화∼토요일에는 테마별로 영화를 상영한다.

평화누리공원 맞은편에 위치한 임진각 관광지도 놓칠 수 없다. 관광지에는 신의주까지 달리던 기차와 한국전쟁 시 파괴된 철교의 교각만 쓸쓸하게 남아있다. 임진각 전망대에 올라서서 망원경으로 북녘의 땅을 보면 닿을 수 없는 개성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인류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품은 평화의 종각에서는 매년 1월1일0시에 새해의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번 가을에는 하루 쯤 일상을 벗어나 임진각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김아영 기자 momonay@ewhain.net

 

▷ 신촌기차역에는 한 시간 마다 통일호 열차(통근열차)가 지나간다. 매시 57분 또는 58분이면 임진강역으로 가는 경의선 통근열차를 탈 수 있다. (16시에는 17:03열차) 앉아서 가고 싶다면 통근열차의 출발지인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서울역에서는 매시 50분에 통근열차가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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