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사업 진행으로 아현동에서 자취·하숙을 해야 하는 대학생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의 보금자리였던 다세대 및 연립주택들이 뉴타운 사업으로 철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현동 개발구역에서 내몰린 이들은 비싼 세를 부담하고 학교근처에서 자취·하숙을 구하거나 통학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외곽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수) 아현동에서 만난 충주대 안진영(안전공학·4학년)씨는 “9월 중 아현동에서 염리동으로 이사 갈 예정”이라며 “자취나 하숙을 했던 친구들은 이미 공덕동이나 홍제동 등으로 떠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안씨가 살고 있는 전셋방은 아현 뉴타운 중에서도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아현 3구역에 속해있다. 현재 이 구역 주민들의 80%정도가 동네를 떠났다.

아현 뉴타운은 마포구 아현동·염리동 일대(108만8000㎡)에 2013년까지 1만850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2003년 11월 뉴타운으로 지정되고, 2004년 12월 개발계획을 확정해 현재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올해 5월 관리 처분 인가를 받아 9월 이후부터 철거가 시작되는 아현3구역은 빈집이 늘면서 빠르게 슬럼화되고 있다. 동네 곳곳에는 깨진 유리창·부서진 가구·이사를 가는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다. 주인이 없는 집은 붉은색으로 ‘철거’ 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주민 이향순(49·자영업)씨는 “예전에는 외국 유학생·대학생들이 많았지만 뉴타운 지정 후 거의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아현동을 떠난 학생들이 이 지역 주변에 새 주거지를 얻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아현뉴타운 인근 부동산 이상훈 공인중개사는 “지금 아현동 전세가 1년 전보다 두 배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7월 초, 홍대·신촌 부근의 원룸 전세방을 구하러 다녔던 이유하(25·취업준비생)씨는 “홍대나 신촌 근처에 집을 구하고 싶었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촌 뒤편의 방 2개짜리 방을 소개받기도 했으나 예산의 2배가 넘는 전세비 1억이 부담돼 포기했다. 결국 이씨는 서울에 올라온 지 4개월이 지나서야 노량진 수산시장 건너편 주택가의 옥탑방을 구할 수 있었다.

북아현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뉴타운 지정 후 북아현동의 원룸·오피스텔 전셋값은 대체로 20%이상 올랐다. 17일(수)기준, 방 2개 딸린 월셋방은 보증금 9천만원에 월세 50만원, 원룸은 보증금 천 만원에 월세 40만원과 관리비 3만원 수준이다. 집을 구해 들어가도 3차 뉴타운 지역의 철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0년경에는 전세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저렴하게 생활할 수 있는 우리 학교 기숙사에는 매 학기 신청 때마다 학생들이 몰린다. 지방에 거주하는 학부 신입생만 신청할 수 있는 우리학교 기숙사 A동의 수용인원은 615명. 매학기 3:1~5:1의 경쟁률을 보인다. 서울 근교 지역이 아닌 학부 재학생을 위한 기숙사 B동의 수용인원은 79명이다. 컴퓨터 무작위 추첨방식을 사용하는 기숙사 B동의 매 학기 경쟁률은 6:1~7:1정도다.

강정주 총학생회장은 “뉴타운 지정에 따른 전세난과 관련해 이화인들의 의견이 수렴된다면 주거 대책 마련을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영심 기획과장은 추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한 기숙사 설립에 대해 “북문 쪽에 기숙사 추가 건립을 위해 계획 수립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윤영 객원기자 subakwav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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