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우산 속에 갇혔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투명 우산 4개에 붙어있는 비닐이 땅까지 늘어져있다. 학생들은 신기한 듯 우산 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다.

조형예술대학(조예대)에서 주최한 ‘EWHA Festival’이 22일(월) ECC 지하4층 닥터로빈 앞 광장에서 열렸다. 8월 중순부터 준비된 이 전시회는 조예대 교수로부터 추천받은 학생 26명의 오랜 밤샘작업을 통해 완성됐다.

전시장에는 목욕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홍색·연두색 이태리 타올을 100개쯤 붙인 작품이 전시됐다. 푹신한 간이침대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잠시 쉬어가라고 유혹한다. 바로 옆에는 냅킨으로 만든 대형 티셔츠가 눈길을 끈다. ‘스무디킹·던킨도너츠·커피빈’등 학교 근처 커피숍에서 얻은 냅킨들이다. 냅킨을 이어붙인 중간에는 헬스클럽 사진·컴퓨터실 사진 등이 판화기법으로 새겨졌다.

배민경(조소·06)씨의 ‘진지한 대화’는 사람처럼 옷을 입은 사물들을 전시했다. 두루마리 휴지·지구본·5∼6권의 책들이 남방·니트 등을 입고 있어 마치 사람이 앉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가볍게 씹고 버리는 껌도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박예슬(회판·06)씨의 ‘Bubble Bubble’은 여러 사람이 씹은 껌을 반지에 붙여 보석상처럼 연출했다. 각각의 케이스에는 누가 씹은 껌인지, 껌의 종류는 무엇인지, 껌 씹은 날짜가 언제인지 적혀있다.

이 전시회를 총괄하는 윤수연(회판·06)씨는 “조예대가 아닌 외부에서 전시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모든게 새롭게 등장한다는 의미에서 전체 제목을 ‘이 데뷰’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학생처의 지원으로 이뤄진 ‘EWHA Festival’은 꿈과 낭만, 지성과 패기가 넘치는 캠퍼스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기획으로 총 26개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실생활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재로 예술작품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EWHA Festival’은 10월3일(금)까지 열린다.

정보미 기자 na-happy0501@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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