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획기사의 요건은 뭘까.”

지난 해 탐사기획 기자 모임에서 이 문제를 놓고 잠시 토론한 적이 있다. 각자 표현은 달랐지만 크게 다섯 가지로 압축됐다.

1. 현장감이 있어야 한다.

2. 비판의식이 있어야 한다.

3. 참신해야 한다.

4.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야 한다.

5. 파고드는 맛이 있어야 한다.

이런 기준을 떠올리며 출품작을 평가했다.

출품작은 전반적으로 현장감이 부족했다. 취재의 기본은 현장에서 관찰하고 묻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를 게을리하거나, 적어도 기사에 표현하지 않은 출품작이 많았다. 절반 정도는 문제 의식이 부족한 주제를 선정했다.

어디서 한번쯤 본 것 같은 기사도 있었다. 원인과 결과를 찾아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작품이 극소수여서 아쉬웠다.

하지만 문장력이나 구성력에선 60점 이상을 줄 수 있었다. 모든 출품작이 일상사를 잘 포착해 기사화하려 애를 쓴 ‘노작(勞作)’이었다. 기성 언론에서 느끼기 힘든 풋풋함이 살아있어서 좋았다.

김효혜씨의 ‘대학생 울리는 과외알선업체’는 비판적인 눈으로 취재 대상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과외알선업체의 영업실태를 모두 조사하고 인터뷰·현장을 풍부하게 담아 더욱 좋았다. 군더더기 문장들은 옥의 티였다.

‘대학생 정치 참여’는 종합력과 기획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정치 무관심을 여려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주한 외국인의 목소리를 지면화한 점은 매우 신선했다. 다만 비판 의식이 평균에 약간 못 미쳤다.


제 1회 기사콘테스트 심사위원장

중앙일보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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