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부 스매쉬(SMASH), 시원한 스매시로 6연승!
테니스부 스매쉬(SMASH), 시원한 스매시로 6연승!
  • 이채현 기자
  • 승인 2008.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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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파고다배 전국대학동아리 테니스대회 여자 단체전, 개인전에서 승리, 6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

“이화여대 파이팅!” “파이팅!” “스매쉬 파이팅!” “파이팅-!”
 테니스부 스매쉬의 안수미(사체·04)씨는 라켓을 불끈 쥐었다. 안씨가 한 게임을 이긴 동안 상대방은 네 게임을 따냈다. 여섯 번째 게임이었다. 점수는 포티 러브(40:0),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다. “한 점만 더 내주면 정말 포기해야 했죠. 그때 제게 힘을 줬던 응원 소리를 잊지 못할 거예요” 코트 체인지를 하는 동안 관객석에서 터져 나온 응원이 그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절대 지지 않는다!” 그 이후 안씨는 여섯 게임을 내리 이겼다.

 우리 학교 테니스부 ‘스매쉬’가 8월15일(금) ‘2008 파고다배 전국대학동아리 테니스대회’의 여자 단체전과 여자 개인전에서 승리해 6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 대회는 전국 83개 대학 남녀 선수단 890명을 포함, 응원단과 운영진까지 약 1천여 명의 대학생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생 아마추어 테니스 대회다. 개인전 우승자들에게는 일본에서 열리는 같은 대회에 참여할 기회도 주어진다. 작년 개인전 우승자인 안수미(사체·04)·김민지(환공·06)씨는 올해 7월 일본 대회에 참여해 준우승했다.

 “우리 원래 안 까맸어요” 송정은 스매쉬 회장은 손목보호대 부분만 빼고 까맣게 탄 팔을 보여줬다. 대회를 준비하느라 스매쉬 A팀 부원 6명은 살이 새까맣게 탈 정도로 연습했다. 부원 이미가(의직·05)씨는 “시키지 않아도 다들 더 연습하고 싶어한다”며 “거의 모든 부원들이 방학 중 하루도 안 거르고 테니스장에 왔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해 질 무렵까지 코트에 머물렀던 기억도 있다.


 테니스장은 A팀 중 스매쉬에 가장 오래 있었던 안씨에게는 소중한 장소다. 그는 ‘수중 테니스’를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말했다. “테니스를 하다가 갑자기 비가 오면 모두 신발을 벗어 던지는 거예요. 그리고 비에 몸이 홀딱 젖으면서도 라켓을 휘두르죠” 질퍽거리는 바닥을 맨발로 뛰어다니고, 땀과 비가 범벅돼도 마냥 즐거웠다. 마치 만화 ‘테니스의 왕자’의 한 장면 같았다. 함께 땀 흘리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이들에게 테니스장은 편안한 집 같아졌다. “테니스장이 집이라면, 우리는 이제 그냥 가족이죠, 뭐”

 이들 모두는 스매쉬에서 얻은 가장 큰 자산으로 ‘사람’을 꼽았다. 일본에서 자란 재일교포인 이미가(의직·05)씨에게는 더욱이 그랬다. 입학 당시에 두려움이 많았다는 그는 “스매쉬에 덕택에 ‘한국인의 정’을 실감한다”며 웃어보였다. 친구도 많아졌고, 한국어 실력도 부쩍 늘었다. 작년 ‘2007파고다배 전국대학동아리 테니스 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해 일본에 갔던 일도 그에겐 색다른 경험이었다. “일본인으로 자라서 일본에 집도 있는 제가 한국인 대표로 대회에 출전했을 때 기분이 참 이상했어요. 보람도 있었구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김민지(환공·06)씨 역시 “스매쉬 사람들이 참 좋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테니스 선수 시절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안수미씨와도 스매쉬에서 만났다. 
 김효진(체육·04)씨와 백지예(체과·07)씨는 스매쉬에 들어온 후 성격이 많이 변했다. 김씨는 “원래 눈물이 많고 내성적이었지만 후배들이 생기면서 강인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매쉬 사람들과도 더 돈독하게 지낼 수 있었다. 
 매년 8월 열리는 스매쉬만의 행사인 ‘OBYB’는 옛 선배들과 현역 부원들이 만나는 자리다. 이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테니스를 친 뒤 밤새도록 이야기꽃을 피운다. “원래 그러면 안되지만 테니스장에서 고기도 굽고 술도 한잔했어요. 옆에서는 다른 부원들이 테니스 하다가 진 사람이 벌주를 마시곤 했죠” 그러다가 테니스장 옆 컨테이너에서 잠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동아리방이 없다. 송정은 회장은 “스매쉬는 16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학교 유일한 테니스 동아리이고,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며 “그런데도 함께 회의할 동아리방도, 트로피와 우승기를 보관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스매쉬가 “오래오래 명맥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나중에 아줌마 돼서 아기 데리고 우리 학교에 방문했을 때, 그때도 그냥 스매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칠 줄 모르는 이들, 오늘도 학교 어딘가에서 강한 스매쉬를 날리고 있다.

이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