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 국제학술대회 열어, 탈경계 문화변동 현상의 비판적 재검토

탈경계인문학연구단(HK) 국제학술대회가 ‘지구화와 문화적 경계들: 탈경계 문화변동 현상의 비판적 재검토’를 주제로 4일(목)∼5일(금) LG 컨벤션 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지구지역성·다문화주의·상호문화성과 같은 다양한 측면에서 지구화 현상을 분석하는 자리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이주와 젠더(Immigration&Gender)’·‘매체와 문화번역(Media&Cultural Translation)’·‘신자유주의와 세계경제(Neo-liberalism&Global Economy)’·‘지구화와 민족주의(Globalization&Nationalism)’등 6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강연자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그레이스 경원 홍 교수(Grace Kyungwon Hong·아시아·여성학)·홍콩 차이니즈대 라이콴 팡 교수(Laikwan Parg·문화학) 등 9명의 교수가 참가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인더팔 그루얼 교수(Inderpal Grewal·여성학)는 ‘지구화, 신자유주의와 안보: 페미니스트 정치학에의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그는 강연을 통해 ‘문화’라는 용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 용어가 신자유주의적 통치를 위해 사용되고 있음을 밝혔다.
  기조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고려대 윤인진 교수(사회학과)는 한류와 관련해 “문화는 상품화되는 순간 민중들의 순수한 정신을 잃어버린다”며 “살아있는 풀뿌리 문화를 보전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논의점을 시사했다. 이에 인더팔 교수는 “문화는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다른 문화와 혼합된다”며 “그러다 보면 순수한 문화가 불순하게 변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 문화의 순수한 가치가 보존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날 윤인진 교수는 ‘한국적 다문화주의의 전개와 특성’을 주제로 강연했다. 윤 교수는 강연을 통해 “정부의 다문화 정책은 ‘다문화주의’보다는 ‘다문화 지향’ 정책에 가깝고 동화주의적 성격이 강하다”며 “‘국가주도’라기 보다는 ‘국가와 시민 사회 간의 정책 네트워크’에 근접하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외국인의 인권보장과 국익증진을 달성하려는 방법으로 ‘단계적 다문화주의’를 제안했다.
  ‘매체와 문화번역’ 세션에서는 ‘김기덕의 영화 「빈집」과 함께 우리는 어떤 새로운 사태로 접어들었나?’하는 질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수환 HK 교수(문화기호학)는 빈집을 침묵의 이미지·소수자 재현·로컬/글로벌 시네마 등 여러 각도에서 분석했다. 김 교수는 강연을 통해 “이 영화가 표상하는 한국 영화의 미학적 정점은, 정치적 주체로서 내적 타자의 소멸을 수반하는 로컬 문화의 보편화(세계화) 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이삼열 사무총장은 축사를 통해 “경제적 세계화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다문화 사회·문화간 융합과 충돌을 만들어 냈다”며 “사회 문제에 대해 새로운 인식과 해답을 모색하는 인문학의 한 마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아영·조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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