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경계 인문학 연구단 주최 국제학술대회

  탈경계 인문학 연구단이 ‘지구화와 문화적 경계들: 탈경계 문화변동 현상의 비판적 재검토’라는 주제로 4일(목)∼5일(금) 오전10시 LG 컨벤션 홀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학술대회는 다문화주의·민족정체성·여성주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일어나는 지구화의 구체적 현상들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는 독일 브레멘대 홀거 하이데(Holger Heide) 명예교수·미국 캘리포니아대 인더팔 그레월(Inderpal Grewal) 교수(여성학과)·고려대 강수돌 교수(경영학과) 등 국내·외 학자 20여명이 참석한다.

  첫째날은 인더팔 그레월 교수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이주와 젠더 △매체와 문화번역의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5일(금)에는 △신자유주의와 글로벌 경제 △세계화와 민족주의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 뒤 △지구화와 문화적 경계들이라는 주제로 전체토론을 한다.

  매체와 문화번역 강연에서는 지구화가 미디어의 생태학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김수환 HK교수(탈경계 인문학 연구단)는 ‘문턱으로서의 영화 : 김기덕의 「빈집」과 21세기 한국사회’를 발표한다. 김수환 교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집」(2004)을 21세기 한국사회의 문화변동이라는 거시적 맥락에서 새롭게 분석한다. 그는 영화 「빈집」을 정치적 주체로서의 소수자의 소멸을 동반한 지역 문화의 세계화라는 맥락에서 다시 보고 21세기 한국의 이행기 자본주의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적 징후로 평가한다. 홍콩대 라이콴 팡 교수의 ‘영화적 정체성과 시각적 과잉’ 발표에서는 홍콩의 영화감독 웡칭포의 갱영화(gangster films)를 통해 시각 언어의 문화적 번역불가능성에 대해 살펴본다.

  신자유주의와 글로벌 경제 강연은 홀거 하이데 교수의 ‘노동의 지구화’ 발표로 시작된다. 그는 87년 이후의 한국 민주주의와 노동조합운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 한국 사회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는 한국의 중·장년층들에게 팽배한 일중독 현상이나 과로사를 “지구화의 경쟁논리가 하나의 집단적 트라우마로 개인에게 내장되면서 벌어지는 병리현상”으로 해석했다. 이 트라우마는 한 세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가치관과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승되고 더욱 심화된다.

  이밖에도 히토츠바시대 사카모토 히로코 교수의 ‘복수 정체성의 새로운 네트워크 창출: 지구화의 초기 역사에서 배운다’, 한성대 김귀옥 교수(사회학과)의 ‘지구화 시대의 열린 민족주의: 한국의 민족문제와 민족주의를 둘러싼 성찰과 전망’ 발표가 있다.

  탈경계 인문학 연구단 단장을 맡고 있는 오정화 교수(영문과)는 “이번 학술대회는 정보·자본·노동·인간의 흐름이 기존의 경계를 넘어서 대규모로 교환·재편되고 있는 현장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시도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아란 기자 sessky@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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