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의 낯섦 깨닫는 것이 한국어 교육의 첫걸음
한국어의 낯섦 깨닫는 것이 한국어 교육의 첫걸음
  • 박현주 기자
  • 승인 200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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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교육원 다니며 이주이민여성 가르친 김희야씨

“한국어 교육과정 밟으며 외국인 입장 이해하게 됐어요”
 김희야 씨가 일산사회종합복지관에서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하는 데에는 언어교육원의 도움이 컸다. 그는 원래 결혼 이주이민여성들의 생활·정서를 담당하는 멘토였다. 하지만 막상 이주이민여성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언어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김씨는 이주이민여성들에게 올바른 한국어를 가르치자는 생각에 지난 7월 언어교육원에 처음 방문했다. 그리고 그 후 그는 자신의 언어습관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주이민여성들이 잘 알아듣게 말하려고 그들 식으로 말하려 했어요. 그러다 보니 일상어에서 ‘조사 탈락 현상’이 일어나고 있더라고요. ‘학교 가요’, ‘아기 예뻐요’, ‘밥 먹어요’ 식으로요.”
 그는 매일 6시간 넘도록 강의를 들으며 몇 개월이 걸리는 코스를 20일만에 끝냈다. 30여 년 동안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한국어를 형태소별로 나누고, 문법책에 따라 작문하기는 쉽지 않았다. 또한, 김씨는 특히 외국인을 가르칠 때 세심하게 고려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배웠다.
 그를 가르친 한국어 교육과정 김선정 강사는 “많은 한국사람이 깊게 생각하지 않고 한국어 ‘앞’과 한자 ‘전’이 같은 뜻이라고 가르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2000년을 기준으로 ‘50년 전’은 1950년이지만 ‘50년 앞’은 2050년이지 않느냐고 되묻는 것이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어떤 강사는 “숫자를 가르칠 때도 ‘12345’를 ‘일이삼사오’라고 가르치니 외국인이 5시 5분을 왜 ‘다섯 시 오 분’이라고 읽는지 물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김희야 씨는 ‘외국에서 갓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낯선 눈으로 한국어를 다시 보게 됐다’는 어느 강사의 말을 지금도 기억한다. 교육 과정을 마칠 즈음엔 그도 한국어를 처음 배우는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
 “우리에게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모든 것이 외국인에게는 얼마나 낯설고 불편한 것인지 알아야해요. 그것이 한국어 교육의 첫걸음이죠.”
 그는 이제 ‘든든한 한국어 선생님’이 되어 이주이민여성들을 만나러 간다. 발걸음이 한층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