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5일(금) 흐린 날씨에도 구(舊) 서울역사 밖으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아이 손을 잡은 젊은 어머니, 단체관람 왔다는 여고생들, 등에 검은색 원통 화구통을 맨 학생까지 다양하다. 안으로 들어서자 옛 서울역사의 르네상스 양식과 독창적인 현대 미술 작품들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아시아 각국 대학생?청년 작가 777명의 미술 작품을 구 서울역사에 전시?판매하는 ‘아시아프’(ASYAAF?아시아 대학생 청년작가 미술축제)가 8월17일(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는 2050명의 지원자 중 777명의 작가를 선발했으며, 이중 우리 학교 학생은 28명이다. 이 전시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를 부제로, 젊은 작가들과 대중이 만날 수 있는 첫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의를 가지고 있다. 전시는 1부(8월6일-10일)와 2부(8월13일-17일)로 나눠 진행됐다. 17일(일) 폐막식에서는 우수 작품 7편에 ‘아시아 프라이즈’를 시상했다.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이용해 개의 얼굴을 그려낸 허수영(서울산업대 조형예술학과 졸)의 ‘개같은 욕망’부터, 거대한 화폭 안에 거대한 감자의 싹을 정교하게 묘사한 우리 학교 이예희(일반대학원 서양화 석사 4학기) ‘Gigantesque Flush’까지. 작품의 재기 발랄함에 관객들은 작품 앞에서 오랫동안 떠나지 못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참신한 공예 작품도 돋보였다. 
 이씨의 ‘Gigantesque Flush’는 성장통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 “새 생명을 키워내려 양분을 주고 오그라드는 감자와, 그 위로 아름답고 기괴하게 자라는 싹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650만 원에 판매돼 서울 모 기업 벽면에 걸릴 예정이다. 이씨는 “아시아프를 통해 많은 사람이 내 작품을 봐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며 “동년배 작가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회를 관람한 건국대 이정상씨는 “3000원에 신예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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