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물처럼 리뷰

“좋은 시절∼ 좋을 때! 소주와 맥주에 둥둥 떠다니며∼ 즐거운 스무 살을 기억해요!"
20대의 애환, 고민 사랑을 담은 뮤지컬 ‘스물처럼’의 막이 올랐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정한솔 씨를 위해 함께 뮤지컬을 해왔던 동료가 마지막으로 다시 뭉쳤다. 이 뮤지컬은 8월 15일(금) 신촌기차역 근처 퀸 라이브홀에서 열렸다.

무대에 오른 7명의 배우. 무대 위에 옹기종기 모여 ‘누가 누가 더 굴욕일까?’를 겨룬다. ‘대학입시에 실패했다’, ‘싱글에다 뭐하나 제대로 해본 적 없다’, ‘동아리에 올인해서 남들은 내가 연영과인줄 안다’, ‘졸업반, 고시생에 연애 중이다’. 울상 짓는 얼굴로 “캐(개)굴욕이야”를 외친다. 20대가 공감할만한, 웃기지만 뜨끔한 얘기들이 흥겨운 반주에 맞춰서 흘러나온다.

뮤지컬 ‘스물처럼’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아이러브유’의 멜로디와 형식만을 따왔다. 여기에 면접 보는 상황, 대학생 때 임신한 커플, 고시공부 하는 학생 등의 이야기로 새로운 내용을 담았다.

토플책을 펴놓고 한 여학생의 온갖 고뇌가 시작된다. “시끄러워, 의자가 불편해, 냉방도 안 돼. 유학 갈까? 토플이 이러는데? 어휴~ 숙제나 하자 이거 다 못하면 못 자” 다시 책을 펴고 정신을 차리지만 답답한 현실은 마찬가지다. 면접의 두 학생에겐 시간이 멈춘 것 같다. “타이어를 좋아하고 ○○이라는 회사이름도 좋아합니다!”, “(무역마찰은) 좋은 방향으로 해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긴장한 면접자들의 엉뚱한 대답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젊은이들. 무대에 등장한 7명의 배우는 노래한다. “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어. 그때는 세상이 단순했는데” “수강신청에 세상 다 망하는 줄 알았는데” “새벽 3시 기말 리포트 밀렸다고 커피 마시고 미쳤다고 욕하면서 밤 샜던 시절”“사진을 좀 더 찍어둘걸~ 많은 것이 변했겠지”

현재 상황에선 작은 것도 견디기 어려운 고난으로 느껴지는 스무 살 시절. 그러나 이 뮤지컬은 말한다. “좋은 시절. 털고 일어나서 걸어가요. 행복을 찾아가요. 괜찮아요. 스무 살을 기억해요. 추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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