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촛불 들고 거리로 나오다
대학생, 촛불 들고 거리로 나오다
  • 송현지 기자
  • 승인 200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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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단체를 구성해 미국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전국적으로 47여 개의 대학교 총학생회와 25개의 대학생 단체들로 구성된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원회가 촛불시위에 동참했다.
촛불시위는 주한미군의 장갑차량에 숨진 두 여중생의 사인 규명과 추모를 위해 2002년 11월 처음 시작된 집회 문화다. 해가 진 이후 옥외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법률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촛불문화제라고도 불린다. 올해는 5월2일(금) 처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린 후 많은 시민들이 수입조건 재협상을 외치며 광화문 등 서울 곳곳에서 촛불을 밝혔다. 각 대학교 총학생회(총학)뿐만 아니라 대학생들로 구성된 시위 단체들도 이곳에서 함께 촛불을 나눠들었다.

△ 각 대학 총학생회, 사회 참여 위해 학외로 나오다
정치 참여의 일환으로 일부 대학 총학생회가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 우리 학교 총학은 6월 10일(화) 200여 명의 우리 학교 학생들과 함께 이화 깃발 아래서 행진하는 등 촛불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이화이언 게시판에서는 총학의 촛불 집회 참여에 대한 찬반 의견이 오가기도 했다. 이화인들은 총학이 주도적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일부 이화인들은 이를 반대하기도 했다. 강정주 총학생회장은 “총학에서 올바르다고 생각한 입장을 이화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이야기해 그에 동의한 이화인들과 함께 촛불 집회에 참여한 것”이라며 “시위는 사람들의 요구를 표현하고 쟁취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말했다.
고려대의 경우도 지난 5월 미국산 광우병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고 폭력정부를 규탄하는 ‘민족고대 촛불문화제’를 민주광장에서 열었다. 고려대 부총학생회장 박종찬씨는 “고려대는 기본적으로 비운동권을 표방하지만 사회적 목소리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서 촛불집회를 연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연세인 모임’이 있어 이들이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공동행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총학 역시 성명서를 내고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연세대 황인승(경영·08)씨는 “총학은 학생들에게 촛불 집회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같이 참여해보자’고 권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회 문제 적극적 해결 위해 대학생들이 뭉쳤다
대학생들의 산발적인 시위를 한 곳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한 대학생들도 있다.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원회’는 각각의 대학생 집단들의 촛불집회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 단체에는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민노당 학생위)·한국대학생문화연대(한문연) 등이 속해있다.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원회 상황실장 고려대 대학원 김진실씨는 “같은 생각을 가진 많은 이들이 문화적 공연 등으로 의견을 표출하는 촛불집회는 효율적인 사회 대응 방안"이라고 답했다.
민주노동당 내 부분위원회를 구성한 민노당 학생위 대표 성공회대 곽효준씨는 "위원회 자체의 중점 사안이 학생 문제였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시위에 관심을 가지게 되자 위원회도 촛불집회에 접근하게 됐다"고 답했다. 대학교 등록금 문제에 대한 반대의식으로 시작된 것이 촛불까지 번졌고 정부의 문제가 국민 전체의 문제가 되어 대학생 또한 국민의 일부로서 참여한 것이다.
한국대학생문화연대(한문연)도 이번 촛불집회에 참여한 단체 중 하나다. 2006년에 설립된 한문연은 도전적인 대학생 정신과 대학가 중심 문화가 잘 자리 잡게 하기 위해 설립돼 있다. 현재는 전국 연극영화과 학생회와 대학생 다큐멘터리 사진연합 등이 모인 연대체로 구성됐다. 한문연 회장 중앙대 송상훈(영화학·01)씨는 “정당하지 못한 사안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실천할 수 있는 시기가 대학 생활”이라고 말했다.

△ 그들에게 '시위'는 사회 문제 해결 위한 최선책
대학생 시위 단체들은 대부분 사회 문제에 대한 반감 표출의 방법으로 ‘시위’를 꼽았다. 이들은 공청회에 참여하거나 아고라 광장과 같이 인터넷 등의 여론매체를 형성할 수도 있으나 집회수단이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송상훈씨는 “무언가 힘을 모아야겠다는 결정을 내린 후부터는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여했고, 캠페인까지도 함께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일종의 계몽운동과 같이 많은 사람에게 현 시대의 문제점을 알려야겠다는 취지다.
시위를 통해 사회 문제를 바로잡고자 하는 의식도 좋으나 시위에 있어서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참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곽효준(사회복지·02)씨는 “바람직한 의식은 시위를 축제로 생각하고 삶의 절박한 문제들을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과 건전한 방식으로 다루는 것”이라며 “참여자가 주체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합의된 방식이 최종적으로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촛불집회에서 올바른 의식만 보여진 것은 아니다. 곽효준씨는 "단순히 이슈화되고, 일회성이었다는 생각은 버리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실씨는 "대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아 관심도가 높다고 생각되지만 사실은 금새 관심이 줄어드는 것 같다"며 "자신의 뜻을 같이할 수 있는 단체에서 함께 활동하는 것이 적극적인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정주 총학생회장은 “지나친 경쟁의 압박 속에 대학생들은 학점과 취업에만 연연해 사회 문제에 무관심하다”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100회를 맞이한 8월15일(금)이후 현재는 촛불집회가 잠잠해진 상황이다.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 참여 집단의 대부분이 대학생들의 문제인 등록금 문제로 초점을 돌려 문제점을 파악하고 다시 크고 작은 집회와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차남희(정치외교학과)교수는 “시위에 있어서 법질서를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이며, 비폭력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