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 오전, 필자는 수업 과제물을 위해 학생문화관 지하1층 생협 프린터기를 찾았다. 필자는 자취생이라 방에 프린터가 없어서 늘 학교에서 프린트를 하곤 한다. 그날은 수업 시간에 가까워온 시간이라 학생들이 프린트를 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었다. 그런데 어쩐지 계속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컴퓨터를 쓰고 있는 사람을 보니, 프린트는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과제물의 문장 구조, 오타 하나하나를 고치고 있었다. 뒤에 다섯 명이나 줄을 서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포스코관 지하 컴퓨터실에서 과제물을 프린트하기 위해 줄을 섰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친구 셋이 컴퓨터 앞에 앉아, 함께 잡담을 하면서 느긋하게 프린트를 하고 있었다. 친구의 표지를 수정해주는 등, 서로의 과제물을 고쳐 주면서까지 거의 이십분을 잡아먹었다. 뒷사람이 좀 빨리 해달라고 재촉했는데도 별 수 없었다. 줄을 선 학생들은 애가 타는데도 계속 교수님 이야기, 친구 이야기 등 서로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렇게 긴 시간을 들여서 프린트를 다 끝내고 결국 죄송하다는 한 마디만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필자는 수업 시간에 늦지 않았지만, 기분은 상할 대로 상해버렸다. 필자 뒷사람들은 과제를 잘 처리하고 수업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뒤에서 애태우다 보면 기분도 안 좋아지기 마련이다.


 필자는 이화인들이 다른 사람을 좀 배려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본인의 과제만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아니라, 뒷사람에게도 바쁘고, 중요한 과제이며 소중한 수업시간이 있으니 말이다. 적어도 프린터가 있는 컴퓨터에서 과제를 편집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볼 곳이 없을 때까지 다른 컴퓨터에서 과제 수정을 한 뒤, 프린트용 컴퓨터에서 프린트만 딱 하면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닌가. 한번쯤 뒤에 서서 기다리는 다른 학생의 심정도 생각해줄 수 있는 이화인이 되도록 하자.

 

신주희(국문·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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