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얼마 전 여당과 야당은 공천심사위원회를 통해 각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정해 발표했다. 예나 다름없이 이런 후보 선정 과정을 두고 여기저기서 말이 많다. 물론 이런 말들은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나왔다. ‘패자는 말이 없다’라는 말은 적어도 이 경우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선정 과정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다른 당의 공천을 받기도 하고, 무소속으로 나가기도 하고, 아니면 재기를 노리며 일단 조용히 물러나기도 했다.


 한 선거구에는 보통 2명 이상의 후보들이 출마 한다. 사람들은 이들을 두고 ‘라이벌’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라이벌’이란 말이 어디서 온 말인지 알고는 하는 말일까?


 라이벌(rival)의 어원은 라틴어 리부스(rivus)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리부스는 ‘시내’나 ‘개천’을 지칭하던 말이다. 이 단어에서 리발리스(rivalis)라는 단어가 파생했는데, 리발리스는 ‘개천의 반대편에 사는 사람’ 또는 ‘같은 개천을 사용하는 사람’을 지칭했다. 이 단어가 중세 불어를 거쳐 16세기엔 영어로 들어가 라이벌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개천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왜 경쟁자가 된 것일까? 그건 옛날 조상들의 삶을 연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옛날 개천이나 강은 자연적 경계였다. 개천이 크면 클수록 자연적 경계는 명확했고, 양쪽에 사는 사람들 간의 교류는 드물었다. 문제는 그 강에 살던 물고기였다. 개천의 한 쪽에 사는 사람들이 과욕을 부려 고기를 많이 잡으면 반대쪽 사람들은 그만큼 적게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몇 번 벌어지면 양쪽 사람들은 서로를 미워하게 되고, 이렇게 해서 ‘라이벌’이 된 것이다. 아주 작은 개천은 간혹 논이나 밭에 물을 대는 일로도 다툼의 장이 되었다. 한 사람이 자기 논이나 밭에 물을 대기 위해 시내나 개천의 물길을 자기 쪽으로 바꾸어 버리면 다른 사람은 가축에게 줄 물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서 라이벌이라는 단어는 사랑, 재산, 명예, 지위 등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동일한 대상을 두고 서로 다투는 사람들을 지칭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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