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양장계 : 심양에서 온 편지』 출간

우리 학교 고전번역팀이 한문으로 씌어진 『심양장계』 원전을 번역, 3월 중순 출판됐다. 번역에는 우리 학교 정하영 교수(국문학과)·한국문화연구원 김경미·조혜란·김수경 연구교수·동국대 박재금 연구교수·한국디지털대 남은경 교수 등이 참여했다.

 

『심양장계』는 병자호란에서 패한 인조의 아들 소현세자가 청나라 심양(瀋陽)에서 겪은 8년 동안의 일이 기록된 책이다. 신하가 임금에게 보내는 보고서 형식으로 씌어졌으며 세자 일행의 동정, 청나라국내 사정 등에 대해 자세히 기록돼있다.

 

고전번역팀은 한국 고전문학 원전을 강독하는 모임에서 『심양장계』를 처음 접했다. 이들은 “현대인들이 어려운 한문 원전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번역 작업을 시작했다.

 

번역 책임자였던 정하영 교수(국문학과)는 “『심양장계』가 워낙 긴박한 상황에서 쓰인 첩보 보고서인지라, 원전 자체에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이 많았다”며 “몽골어·만주어·한문·이두로 표현된 단어의 뜻을 찾아 번역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국가 기밀에 속하는 민감한 내용은 생략하거나 돌려 이야기하기도 했기 때문에 제대로 번역하려면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어야 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완역까지는 4년이 걸렸다. 
 


정교수는 “『심양장계』는 병자호란 전후의 동아시아 상황을 보여주는 사료”라며 “작품에서 명·청·몽고·일본 등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당시 문화와 풍습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책에는 세자 일행과 함께 인질로 잡혀온 ‘끝돌이’·‘마당쇠’ 등의 이름을 가진 2만여명 서민들의 모진 청나라 생활도 드러난다. 정교수는 “17세기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핵심이 심양이었다”며 “인질로 잡혀온 함경도민들의 생활 뿐 아니라, 만주·몽골인들의 삶도 드러난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이번 출판에 대해 “제자들과 함께 번역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며 “그들의 실력이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을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언어학·민속학·문학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이번 작품을 계기로 우리 학교 고전번역팀은 현대인에게 고전을 알리는 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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