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택시 탈 경우 지인에게 위치 알리고, '아는 사람과의 관계' 주의해야
저녁 늦게 혼자 택시를 탄 적이 있는 ㄱ(법학·04)씨는 “운전기사가 ‘바지가 짧네요’라더니 음담패설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며 백미러로 계속 날 쳐다봐서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안양의 예슬·혜진 납치살해사건, 일산 초등생 납치 미수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성인 여성도 성폭력 위험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됐다.
우리 학교 양성평등센터 고경희 연구원은 “어린이 성폭력 가해자 중 80%가 ‘살짝 아는 사이’인 이웃인 것처럼 성인여성에게 발생하는 성폭력도 ‘친하진 않지만 아는 사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여성들이 꺼리는 으슥한 밤길이나 택시 등에 대한 주의보다 오히려 ‘아는 사람과의 관계’를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성은 상대에 대한 ‘내 성적 욕구’를 정확히 알고, 그러한 욕구가 없을 시에는 ‘관계의 선’을 그어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여자들이 서로 보호해주는 방법도 필요하다. 고 연구원은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날 때, 혼자 남아있는 여성이 있다면 함께 데리고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소 ‘믿음직하다’고 여긴 남성과 함께 있더라도 ‘친구를 잘 부탁한다’며 여성 혼자 술자리에 남기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학교 주변에서는 자취나 하숙을 하는 집에서 강도강간 사건이 간혹 발생하기고 한다. 창문이나 잠그지 않은 문을 통해 침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 연구원은 “택시를 탈 때는 ‘택시에 운전사와 나 둘만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고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혼자 택시를 타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지인에게 전화로 위치를 알려줘야 한다.
밤길에서 위협을 당하는 경우도 많아, 호루라기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도 필요하다. 고경희 연구원은 “위협을 당했을 땐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 가장 안전한지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지킴이가 수시로 교내를 돌고 있고, 경비실 직원도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고 있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학교에 찾아와 위협적인 행동을 하거나, 성기를 노출하는 성적 변태자가 있으면 경비실로 가거나 비상전화의 5000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고경희 연구원은 “개인차원의 예방책으로는 혼자 늦게 다니지 않거나 술자리를 조심하는 등 스스로를 지키는 소극적인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