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물결) 페르세폴리스
 프랑스,미국/2007/95분/드라마


이란의 현대사와 비범한 소녀의 성장기를 함께 보여주는 흑백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마르얀이 열 살이 되던 1979년,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면서 이란엔 이슬람 근본주의가 자리 잡게 된다. 편안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온 마르얀은 혼란스런 사회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점점 삐뚤어지고, 결국 부모님에 의해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 곳에서도 적응에 실패한 마르얀은 방황과 혼란의 사춘기를 보낸다. 흑백 스크린을 통해 혼돈에 빠진 이란의 사회상과 보수적인 사회에서 대담하게 살아가는 마르얀의 심경을 엿볼 수 있다.

 

(퀴어 레인보우)틱 톡 룰라바이(Tick Tock Lullaby)
영국/2006/73분/드라마


아이를 갖고 싶은 레즈비언 샤샤와 마야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만화가 샤샤와 애인 마야는 함께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오랜 고민 끝에 그들은 아이를 가지기로 결심하고 그들의 프로젝트에 동참할 남자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샤샤는 엄마가 되는 것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여기서 나온 복잡한 생각들을 토대로 만화를 그린다. 영화 중간중간 샤샤가 그리는 만화 속 커플들의 이야기가 삽입되면서 그녀의 고민은 깊이를 더해간다. 7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너를 사랑해?>로 레즈비언 정체성에 대해 세심하게 다뤘던 리사 고닉 감독의 작품이다.

 

(몸의 정치학) 쌍둥이 축구자매 
네덜란드/2007/16분/다큐멘터리


심오한 섹션명에 지레 겁먹지 말자. 프로 축구 선수를 꿈꾸는 13살 쌍둥이 소녀, 파올라와 이베트를 통해 스포츠를 ‘하는’ 여성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페예노르트 축구구단의 오랜 팬인 아버지의 든든한 후원 속에서 파올라와 이베트는 매일매일 열심히 훈련한다. 이들 쌍둥이는 또래 남자 아이들에게는 관심이 없다.


강한 승부욕을 갖고, 끊임없이 훈련하는 파올라와 이베트는 오직 에투와 호나우딩요가 자신과 함께 뛰는 그 날을 위해 오늘도 축구공을 찬다. 열정으로 가득 찬 쌍둥이 자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노라면 16분의 러닝타임이 너무 짧게 느껴질 수도.

 

(9707 한국여성영화) 낮은 목소리2  
한국/1997/56분/다큐멘터리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해달라는 강덕경 할머니의 요청으로 시작된 <낮은 목소리 2>는 일본군 위안부로 살았던 할머니들이 모여 살고 있는 ‘나눔의 집’에서 시작한다. 계절의 변화를 따라 할머니들은 함께 텃밭을 가꾸고, 손님을 맞으며 일상의 즐거움을 터득해 나간다.


영화 속에서 우리는 역사적 상흔과 사회적 낙인을 스스로 치유해 나가는 여성들을 만난다. 웃음과 나눔이야말로 치유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입증하는 작품이다.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 시리즈는  “한국 여성주의 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 양자를 가로지르는 기념비적 작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경원 기자 if1026@ewhain.net


자료제공: 서울국제여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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