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맘스클럽의『우리 그래도 괜찮아』서평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은 각종 영화,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미디어 속 싱글맘은 경제력을 갖춘 당당한 여성으로 묘사되지만 모든 싱글맘들이 자유와 풍요를 누리며 사는 것은 아니다.


그들 중 대다수는 여전히 편견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난한 살림의 가장으로 밤낮없이 일하다 보니 머리부터 발 끝까지 각종 질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실제 싱글맘들의 모임인 ‘빅맘스클럽’이 지은 『우리 그래도 괜찮아』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싱글맘들의 고군분투기를 담았다.


이혼을 경험한 가정, 아빠나 엄마가 없는 가정은 온전한 가정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아직까지 사회에 만연한 편견이다. 반드시 엄마, 아빠를 중심으로 가족이 이뤄져야만 가족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 책은 행복한 결혼에서 멀어졌어도 행복한 가정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햇살가득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부모 엄마는 “한부모가족도 나름대로 균형 잡힌 가족의 한 모습”이라고 말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엄마, 아빠의 부재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 사이의 이해, 사랑, 소통이라는 것이다.


총 6부로 구성된 이 책은 결혼·가족·경제·성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주제에 대한 싱글맘들의 글을 실었다. 결혼이라는 서약이 지켜질 수 없었던 그들의 애달픈 사연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가족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부모 자녀들의 진솔한 마음도 엿볼 수 있다. 백만불곰이라는 아이디의 한부모자녀는 “아빠 복은 없지만 엄마 복은 세 배”라며 “엄마와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아빠 몫 이상으로 엄마의 사랑을 받았기에 엄마의 결정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책 중간 중간 삽입된 코미디언 김미화, 국회의원 홍미영 등의 따뜻한 응원 메시지는 가슴을 울린다. 김미화씨는 한부모 엄마들에게 “아이가 행복하길 바란다면 엄마들이 행복할 일을 일부러라도, 억지로라도 만들어야 한다”며 “좋은 것이 있으면 아이들보다 먼저 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홍미영 의원은 “여성 한부모가족은 빈곤층 여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지원대상”이라고 말한다.


에필로그로 실린 ‘개념찬 가족어 사전’에는 10대에서 80대에 걸친 스무명의 장삼이사(長三李四)들이 얘기한 가족에 대한 생각이 실려 있다. 싱글맘에 대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임신·출산·양육하는 여자(31세·남)’라고 정의하는가 하면 ‘모름(16세·여)’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싱글맘’에서 ‘가족’까지 그들이 내린 각양각색의 정의에 주목해보면 우리 사회의 성별, 세대별 인식차가 새삼 느껴진다.


‘우리 그래도 괜찮아’의 인세 전액은 생활이 어려운 여성 한부모 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                 

김경원 기자 if1026@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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