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EBS에서 방영되는 한 다큐를 보았다. ‘성공하고 싶다면 진실로 좋아하는 것을 해라’. 이 말을 테스트를 통해 증명했다.


먼저 자신의 직업에서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사람들로 패션디자이너인 이상봉 씨와 가수 윤하, 그리고 국제 콩쿠르에서 1위 경력을 가진 발레리나 박세은 씨와 심장이식술을 최초로 성공한 외과의사 송명근 씨를 뽑았고, 그들에게 ‘다중지능 테스트’를 실시했다.


테스트 결과, 8개 지능, 즉 언어, 음악, 논리수학, 공간, 신체운동, 대인관계, 자기이해, 자연친화 지능 가운데 이상봉 씨는 공간지능이 강점이었고, 윤하는 음악지능이, 박세은 씨는 신체운동지능, 송명근 씨는 논리수학지능이 강점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이들 또한 떨어지는 지능 하나씩은 갖고 있었다. 이상봉 씨는 논리수학 지능이 낮게 나타났고, 윤하 씨 또한 공간지각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생활의 불편함을 겪는 정도다. 의사인 송명근 씨는 암기력이 떨어져 사람 이름마저도 잘 외우지 못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중요한건 그들 모두 좋아하는 분야와 강점지능이 일치하고 각자 직업의 특성과도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다 각자의 소질과 적성, 능력 등으로 그려지는 고유한 프로파일을 갖고 있다. 누구에게나, 각자 잘 할 수 있는 분야와 약점이 되는 분야가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다시 말해 성공의 여부는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발현 시키느냐에 있다. ‘서번트(savant)’라고 불리는 이들이 있는데, 그들은 자폐증 등의 뇌기능 장애를 가져 대부분 아이큐가 70미만인 반면 이와 대조되는 천재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현재 세계에서 미술, 음악, 수학 등 각 분야에서 천재적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부모의 도움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어 계발시킨 그들은, 자기 안의 잠재되어 있는 놀라운 능력으로 세상을 계속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그런 그들을 세상은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이라 일컫는다.


그렇다면 이제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 게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다. 누구나 잘하는 것, 못 하는 것 하나씩은 가지고 있고, 가장 관심 있고 잘하는 부분인 각자의 강점을 찾아 계발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성공이 필자의 말처럼 이토록 간단하고도 명쾌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물이 소생을 준비하는 오늘 같은 봄날이면 말 그대로 ‘새파랬던’ 1학년 시절이 생각난다. 한 분야에 푹 빠져 진정으로 몰두해보고 싶었던 그 시절. 내가 하고 싶은 건 꼭 하겠다 다짐했던 그 때. 그런데 문뜩 정신을 차려보니 머지않아 졸업이고, 급한 마음으로 내다본 앞은 오로지 ‘취업’을 향해 뻗은 터널의 연속이다.


지금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절반은 취업을 위해 토익을 공부한다. 학과 공부와 겹쳐 제대로 된 취미생활 하나 유지하기 힘들고, 취직과 연관성 없는 동아리활동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청년실업 600만 시대에 이 모든 것은 현실이 되어 버렸다. 이제 대학에 막 들어왔을 때 가졌던 그 순수한 바람을 갖는 것 자체도 사치로 느껴진다. 그저 아무 생각 하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나가야 할 것 같다. 아니, 그런다고 해서 내가 과연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걱정이 먼저 앞선다.


잠깐만. 우리 앞만 보는 것은 잠시 접고, 각자를 돌아보자. 그 정도의 여유는 허락해 주자. 우리에게 ‘취업’이라는 목적지가 진정으로 원하던 곳이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자. 혹시 남들이 가기에 어정쩡히 휩쓸려 가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보자.


봄이 오면 생명이 있는 나무만이 꽃을 피우듯이 세상과 나를 향해 항상 깨어있어야 하지 않을까. 현실을 고려하고 염두 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 전에 당신 안의 숨겨진 강점을 찾아 계발하라.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이 ‘취업’일수도 있고, 혹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장담컨대 ‘성공’에 거의 다다랐다는 것만큼은 아마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자신의 강점으로 성공의 문턱에 다다른 그들처럼 말이다.

임은원(국문.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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