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이후 학내에는 각종 단체에서 주최한 학술대회·토론·강연·세미나  등이 활발히 열렸다. 특히 실천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최근 2주 동안은 새 정부가 내 놓은 분야별 정책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많았다.


13일(목) 이화여대 대학생 사람연대에 속한 학생들이 주최해 ‘경부 운하 우리시대 최고의 선택?’을 주제로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점을 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영문학·영어교육학 교수들이 모여 ‘영어 공교육 강화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술대회를 열기도 했다. 또한 이명박 시대에 88만원 세대로써 살아가는 대학생의 모습을 진단하고 현실을 비판하는 자리까지, 그 주제와 범위도 각양각색이다.


학생이 정부와 사회적 사안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늘어남을 환영한다. 대학생으로써 사회에 비판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회는 오히려 지금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만 그 목소리가 다양하지 못하고 한 쪽의 목소리로 치우치는 것은 안타깝다.


대학은 다양한 사고와 학문이 융합하는 교차로이다. 동시에 대학시절은 학문으로써의 정치와 현실정치를 동시에 접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기득권을 가진 집단이 보지 못하는 참신한 생각도, 그 반대의 입장도 모두 깊이 사고해 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대학가가 정부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는 것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 또한 대학가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 주 우리학교 내에서 이뤄진 강연만 봐도 현재 정부가 준비 중인 대운하·영어 공교육·대학 자율화 등의 핵심 사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야심차게 준비해온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그것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기에 앞서 다듬고 보완해야 할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대학생·한 분야에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교수 집단에서 의문을 제기 했을 때는 분명 문제점이 없지 않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 가지 사안을 바라보는 입장에 대해 사회구성원 간 의견에 합일이 이뤄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기득권과 반대 입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도 나름의 타당한 논리와 합리성이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발전·300만개 일자리 창출 등을 내 놓아 대학생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다. 하지만 허울 뿐인 호언장담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집단 역시 대책없는 비난이 아닌 명확한 근거가 있는 비판으로 잘못을 꼬집어야 한다. 그것이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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