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보다 한인교사 영어 수업이 더 효율적일 것"

 영문학·영어교육학 교수들이 ‘영어 공교육 강화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술대회를 마련했다.


영어문학연구회는 15일(토) 교육관B동 153호에서 “영어공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우리 학교 박찬길 교수(영문학과)가 학술대회 준비위원장으로 참여했다. 서울대 이병민 교수(영어교육학과), 인하대 강지수 교수(영문학과) 등 4명의 발제자가 이명박 정부의 영어 공교육 정책에 대한 견해를 발표했다.


교수들은 대학영어교육이 교육을 위한 학문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김명환 교수(영문학과)는 “대학영어의 목표는 말하기 듣기 위주의 회화능력이나 일상생활의 의사소통능력이 아니라 고급 영어를 읽고 쓸 수 있는 ‘학술 영어’임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현실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영어 공교육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이병민 교수는 “공교육으로 이룰 수 있는 교육적 목표를 좀 더 현실적인 것으로 재설정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연 730여 시간의 영어수업을 두 배로 늘려도 ‘외국인과의 자유로운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은 영어 교육에 한국의 문화를 모르는 외국인보다는 자격을 갖춘 한국인교사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강지수 교수는 “한국어를 못하는 원어민교사는 수업에서 소외된 학생을 배려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서울 개웅 중학교 영어교사로 재직 중인 이동현 교사도 참가해 대학입시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가 배제된다면 고등학교의 영어수업이 전면적으로 황폐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즉, 이미 고등학교 1학년이나 그 이전에 영어시험을 통과한 학생들에게는 고등학교 2∼3학년 때의 영어시간이 불필요해진다는 것이다.


박찬길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영어 정책 입안에 대해 “전문가적 견해를 개진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새 정부의 영어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발제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한국의 영어교육, 어디로 갈 것인가?’를 주제로 1시간 20여 분간 종합토론 후 학술대회를 마쳤다.
       

송현지 기자 yoyyos@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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