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가장 먼저 유통되는 것은 다름 아닌 군대와 학교급식과 같은 대량식품 업체이다. 30인 이상 대형 식당은 원산지 표시규정을 의무화 하고 있지만 중고등학교 학교급식, 대학교 식당, 군대 식당은 원산지 표시규정 의무화에서 제외돼있다.


광우병 공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원산지 표시를 하는 곳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는 중고등학교 학교급식, 대학교 식당, 군대식당, 제조업체 (소세지, 다시다, 육수 공장)등에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내가 지금 학교식당에서 먹고 있는 국이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소뼈로 우려낸 육수인지, 내가 먹는 비빔밥에 들어간 고기의 원산지를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국민들은 더 이상 TV앞에 앉아서, 혹은 호프집에서 안주거리로 정치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거리로 나섰다. 광우병 쇠고기를 매개로 터져 나온 국민들의 목소리는 어느 덧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이야기하고 고등학생이 발의한 다음 아고라의 탄핵서명은 12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정부는 학생들이 놀이문화가 없어서 거리로 나선 것이라고 둘러대지만, 시험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중.고등학생들이 자리의 반을 차지했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이 생각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선동에 의해 휩쓸려 움직이는 바보가 아니다. 이명박의 정책이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목을 조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뚜렷하게 알고 있다. 다수 국민의 목소리와 소수자를 대변하는 깨끗한 정치, 참된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의 역사는 이렇게 거리에서 또 한걸음 진보한다.  


지난 5월 6일, 1천 500개의 인터넷 카페, 시민단체, 정당 등이 모여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국민대책회의)’를 발족했다. 거리에서 밝혀진 2만 여개의 자발적인 촛불이 역대 최다(多) 규모의 운동본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제대학생들이 움직일 때이다. 앞으로 학내에서 면담요청서의 내용으로 만구천 이화인 선언운동과 감시운동을 적극 펼쳐나갈 것이다. 그리고 매주 7시 금요일에 열리는 광화문 촛불집회에도 참가할 것이다. 우리가 밝히는 촛불의 바다가 반드시 ‘美쇠고기 협상 전면 무효/정운천 농림부장관, 민동석 협상대표 파면/이명박 대통령 대국민사과/광우병 안전 특별법 제정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이화인들에게 다시 한번 세상을 바꿔내는 촛불의 바다에 함께하길 호소한다.

박민희(조예·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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