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전문성 줄이는 학부제
전공 전문성 줄이는 학부제
  • 이대학보
  • 승인 200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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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평화 전도사이자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인 마하트마 간디는 사회의 7대 악(惡) 중 하나로 ‘특성 없는 교육’을 꼽았다. 우리 사회에도 수십 년간 깊숙이 박혀있던 악. ‘특성 없는 교육’을 바꿔보려는 움직임이 대학 사회에서 일고 있다. 심도 있는 전공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단점이 제기돼 왔던 학부제 대신 학과 모집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지난달 4일(금) 현행 학부제 관련 규정을 없애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로 인해 대학 신입생 모집단위 규정이 사라져 2010년부터는 학과 중심의 선발이 가능해진다. 교과부의 계획대로 올해 6월까지 법령이 개정된다면 2009년도 입시부터 모집단위를 과 단위로 변경할 수 있다.


이에 학부제 폐해를 절감한 대학들이 줄줄이 ‘학과제’ 도입에 관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세대는 8일(목) 2010년부터 학과 단위 모집을 시행하려고 입학처와 교무처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고려대도 TF를 구성해 2010년 이후의 입시정책을 검토 중이며 세종대·건국대는 이르면 2009년 신입생 모집부터 일부 학부를 학과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학부제는 다양한 자질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자는 목표로 1995년도부터 시행됐던 제도다. 이는 학과 간의 연계성과 융통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전공 선택에서 학생이 주체가 될 수 있게 하라는 교육부의 정책에 따라 운영된 것이다.


그러나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학부제로 인해 학생들은 전공 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1학년 교과 과정은 각 전공의 개론 및 교양 과목으로 편성돼 있다. 1년간 다양한 학문적 탐구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학과로 지원을 유도한다는 교육부의 입장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인기 전공 학과에 대한 편중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대다수 대학은 학과 선택에서 성적순으로 선택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오히려 원하는 전공에 대한 선택이 성적이라는 틀에 갇히는 셈이다.


전공에 대한 전문적인 사전 지식 없이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확실히 결정짓는 학생들이 많을지도 의문스럽다. 결국 학과 선택 전 최소 전공학점제의 적용으로 심화 학습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전공에 진입하는 시기도 늦어 소속감의 결여도 발생한다.


전문적이지 못한 전공인 양성과 인기학과 편중에 의한 학문의 불균형. 동일 단과대학의 학과와 타 단과대학의 유사 학과와의 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된 학부제의 실상이다. ‘특성 있는 교육’을 위해서는 현재의 학부제 단점을 보완하고 학생 개인의 전공을 특화할 수 있는 교육 제도가 마련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상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