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5월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 유가는 8일(목)에 이르러 기준 배럴당 124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가 가격이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냉방기 사용 빈도가 높아져 석유 수요가 대폭 늘어나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유가 가격 상승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이화의 에너지 사용 실태를 살펴보면 ‘돈’처럼 아껴 써야 할 에너지를 ‘물’처럼 흘려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앞선다.


본지는 지난 호와 이번호에 걸쳐 학내 에너지 사용 실태와 환경 보호 방안에 관한 기획기사를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수업이 끝난 강의실과 비어 있는 세미나실 중 75%의 강의실·세미나실의 형광등·컴퓨터가 켜져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강의실 마다 배치되어 있는 컴퓨터는 꺼질 줄 모르고 24시간 내내 화면보호기가 작동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결과 이화의 전력소비량은 매년 평균적으로 400만kWh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 학교의 연간 전기 요금은 25억 원이 넘는다.


OECD 선진국과 비교해봤을 때 비효율적인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효율은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장기적인 방안보다  손쉽게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낭비를 막는 절약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학내구성원들의 작은 관심만 있으면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쉽게는 사람이 없는 강의실의 전등이나 PC실의 전원을 끄는 일부터 자동으로 전기가 차단되는 센서의 부착, 심야조명에 대한 학교당국의 정책결정까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먼저 우선되어야 할 것은 이화인들이 스스로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일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 중 95% 이상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도덕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문제를 환경문제와 직접 연계해 강조하지 않더라도, 에너지 절약은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정세를 고려해 보더라도 앞으로는 에너지 소비의 정도에 따라 경제적 압박이 매우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작은 노력으로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 사용에 대한 비용부담은 고스란히 등록금 문제와도 연관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나 하나 쯤’이라는 생각보다는 ‘나부터’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의 에너지원, 경제적 고통을 분담한다는 자세로 ‘절약’을 한 번쯤 생각해 볼 때다. 앞으로 일회용품 쓰레기 및 음식물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든 이화 캠퍼스, 학생이 모두 나간 빈 강의실에서는 전기, 컴퓨터도 전원이 모두 꺼진 낭비없는 이화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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