쭝구어쨔요! 아오윈쨔요! 지금 여기 중국은 한 마디로 ‘축제 분위기’다. 5월20일에 올림픽 성화가 도착하는 이 곳 하문 역시 ‘올림픽 축제 분위기’로 한창 들 떠 있다. 올림픽과 관련한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터지고 있지만, 낙천적인 이곳 하문 사람들은 그런 사건에 개의치 않고 올림픽을 말 그대로 ‘즐기고’ 있다.이곳 하문은 중국 복건성에 속한 도시로, 육지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있는 하문 본교캠퍼스는 하문섬 남단에 자리하고 있으며, 산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는 모양새다. 처음 교환학교를 배정 받았을 때에는, 하문이 아열대에 속하는 터라 적잖이 걱정을 했었다. 그렇지만 바다 근처라 그런지 기온이 매우 높은 날이어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 참을 만 하다.                      


하문에서 난 참 많은 것을 배워가는 것 같다. 가장 먼저, 중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 여기 오기 전에 내 중국어 실력을 돌이켜보면, 나의 중국어 실력이 매우 향상 됐음을 느낀다. 내 중국어 실력을 이만큼 향상시킨 원인은 크게 두 가지. 해외교육원과 관리학원 비서들이다. 해외교육원에서 지난 한 학기 열심히 공부한 결과 밥은 굶지 않을 정도의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중국어를 제대로 ‘다져주신 분들’이 바로 관리학원 비서분들. 이곳 관리학원은 우리나라로 치면 경영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복수전공이 경영이기 때문에 나는 이번 학기에 경영 수업을 들어야 했다. 복수전공이라는 것이 그리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중문과 학생인 내가 관리학원 수업을 듣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중문과에서 ‘관리학원 수업을 들어도 됨’이라는 서류를 발급 받고, 그 서류를 관리학원 비서에게 가져가서 동의한다는 사인을 받은 뒤 최종적으로 교수님이 동의 하실 경우에 수업을 겨우 들을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난 관리학원 비서들이 나의 중국어 실력을 향상시켜주셨다! 중문과에서는 복수전공 수강신청 동의 서류를 뗐는데, 관리학원 비서들이 ‘너희는 중문과 학생이니까 여기서 못 들어!’ 라고 말씀하시는 통에 하루가 멀다하고 관리학원 비서실 앞에서 기다렸다! 그들에게 사정했다! 떼도 써봤다! 결국 더듬더듬 중국어와 손짓 발짓 다 해가면서 그들을 설득해냈다!


또 이곳 하문에서 나는 ‘인내심’을 기르게 되었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나에게 중국은 여전히 ‘느린 나라’였다. 인터넷을 신청 하는 데도, 와달라는 전화를 하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겨우 사람이 오니, 이건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처음에는 그런 것이 너무 답답해서 눈물까지 날 지경이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 마음이 여유로워졌다.


마지막으로 배운 것은 ‘함께 사는 법’이다. 하문의 한인사회는 매우 좁다. ‘서로 도와가며 사는 삶’을 익혀야 살아남는다. 이화에서 생활하면서 무엇이든지 ‘혼자 하는 것’이 익숙한 나로서는 이런 ‘하문식 라이프’가 처음에는 어색하고 부담스러웠다. 그렇지만 점점 주위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


하문 공항에 내려서 길가에 늘어서 있는 야자수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 반 정도만 있으면 교환학생 기간이 끝난다. 하문! 내게 참 많은 것을 안겨 준 도시. 마지막 남은 시간을 잘 보내고, 소중한 추억 가슴에 한 가득 안고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

박효은(중문·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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