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수 증가하며 대학가 글로벌화…일상에서 다문화 체험

우리 학교 교환학생 시바타 모토에(중문·06)씨의 집에는 일본 학생·한국 학생·뉴질랜드 학생 14명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모토에씨가 사는 신촌의 4층짜리 주택은 그야말로 글로벌 보금자리다.


최근 교환 학생과 유학을 위해 한국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학생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국내 대학과 대학원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00년 6천160명에서 2006년 3만2천557명으로 6년 사이 약 5배 증가했다. 따라서 신촌 등 대학가에 외국인과 한국인들이 더불어 사는‘다문화 거주’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시바타 모토에씨가 사는 다국적 집에는 일본 학생 10명, 한국 학생 3명 그리고 뉴질랜드학생 1명이 살고 있다. 명지대 이향원(문헌정보·08)씨처럼 신촌 일대 학교가 아니지만 외국어를 배우고자 일부러 통학하는 학생도 있다.


서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아간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된다. 시바타 모토에씨에게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보던 한국인과 실제 한국인들과의 생활은 많이 달랐다. 한국 사람들이 처음 본 사람들에게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는 모토에씨는 “처음에 한국 사람들과 친해지기가 어려웠어요”라고 말했다. 대학 새내기가 되던 올해부터 일본인들과 함께 살기 시작한 이향원씨는 얌전할 줄만 알았던 일본인들이 활발한 모습이 놀라웠다. “일본인도 노래방을 좋아하더라고요. 얌전할 줄만 알았는데 절대 빼는 거 없어요” 일본 학생들은 평소에 무반주로 노래를 시켜도 망설이는 법 없이 노래를 잘 부른다고.


외국인들이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인과 외국인이 식사 당번을 정해 함께 저녁을 만든다. 음식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하는 친구와는 단단한 우정을 다질 수 있다. 함께 하는 저녁 식사는 학교 생활로 바쁜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남의 장이 된다. 저녁 식사의 주 메뉴는 된장국이나 순두부찌개.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일본인들을 위해 만들어 졌기 때문에 너무 맵거나 짜지 않고 다소 싱겁다. 음식들은 다국적 음식이 됐다.


같이 거주하는 친구들의 생일에는 깜짝 파티가 벌어지기도 한다. 함께 살고있는 한국인 친구의 생일에는 깜짝 파티를 위해 다투는 연기도 했다. 모토에씨는 “한 친구가 괜한 트집을 잡고 화가 나서 밖으로 나가는 연기를 했었는데 좀 어설펐다”며 다소 아쉬웠던 깜짝 파티를 회상했다.


“한국 학생은 3명이라 10명이나 되는 일본 사람들하고 같이 있으면 소외감을 느낄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향원씨에게 중·고등학교 때 조금 배워둔 일본어 단어가 들릴 때면 무척 반갑다. 같이 사는 일본인 친구가 도움을 청할 때면 한국 학생들은 언제든지 한국어 숙제를 도와준다. 모토에씨를 비롯한 일본 학생들도 한국인 친구들의 일본어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이씨는 “길거리에서 외국인들이 길을 물어봐도 어느 정도 자신 있어요”라며 글로벌 보금자리의 장점을 자랑한다.


외국인 학생들의 홈스테이도 있다. 연세 언더우드 국제대학에 재학 중인 미국인 마크(Mark Brazeal)씨는 지난 8월부터 일산의 한 한국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다. 마크씨는 홈스테이 가정의 영어 선생님이자 두 남동생의 큰 형(Big Brother) 노릇까지 하고 있다. 가끔씩 대학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다 ‘차가 끊기지는 않을까’하는 노심초사와 홈스테이 부모님께 혹시나 걱정을 끼쳐 드릴 까봐 마음 쓰는 모습은 한국인 가족의 진짜 큰 아들이 되어 버린 것 같다. “겉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진짜 한국을 알고 싶었어요”라고 마크씨는 말했다.   

이유심 기자 yooshim@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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