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거운 화두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후 운하 건설에 대한 준비가 추진되려하자 환경문제·건설기간문제·비용문제·실효성 등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중 환경적 측면에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찬성하는 박석순 교수(환경공학)를 만나 ‘대운하 건설과 국토환경보존’에 관한 주장을 들어봤다. 박 교수는 친환경 물류수단의 이용·하천의 수량 증대를 통한 수질을 개선 등의 이점을 제시했다.

△수로운송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1/5 감소, 지구 온난화도 늦출 수 있어

수로운송은 도로운송에 비해 연료 소모량이 1/3·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5에 불과하다. 또한 매연이나 석유 연소로 인한 대기 오염 배출이 적다. 이 외에도 교통체증에 의한 연료낭비·소음 등을 고려하면 환경장점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면 지구 온난화 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에 따라 2013년부터 이산화탄소를 기준 배출량에서 5% 감소시켜야 한다.

현재의 도로운송 상태를 유지하면서 이산화탄소 사용량을 감축 시킨다면 국내총생산(GDP) 기준 62조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운하를 건설하면 이러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지구 온난화가 늦춰질 수 있다.

△도로건설·댐건설 등으로 인한 환경파괴 막을 수 있다

운하 건설 중 하천에 쌓인 흙이나 암석을 파헤쳐 바닥을 깊게 하는 것을 준설작업이라 한다. 이러한 준설작업을 통해 물을 저수할 수 있게 되면 댐 건설을 대신할 수 있다. 댐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가 줄어들며 주민이주와 보상비에 따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반대론자들은 대운하 계획이 실행되면 전국의 하천이 파헤쳐지고 생태계가 모두 파괴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하에 이용되는 하천 구간은 일부다. 또한 현대식 운하 건설은 자연 하천을 그대로 보전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하천 수량 증대 등을 통한 수질 개선

운하가 건설되면 지금의 4대강 수질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수질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오염원이 차단돼야 하며 풍부한 수량이 유지돼야 한다. 운하 건설로 인해 물막이 시설인 주운보가 건설되면 남한강에 3억 톤·낙동강에 7억 톤의 물이 확보되면서 수질이 개선된다.

주운보는 유량 보충뿐만 아니라 팔당호에 유입되는 물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도 한다. 부유물질을 가라앉히고 쓰레기가 흘러 들어오는 것도 막아주게 된다.

주운보로 인해 물이 고여서 썩을 수 있다는 단편적인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주운보가 건설되면 물의 흐름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흐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유속이 느리다는 이유로 수질이 악화되지는 않는다.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 된다

운하 건설은 하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수량부족과 수질악화 등의 악조건을 개선하는 사업이 될 것이다. 수량 부족을 겪고 있는 하천에 폭우가 쏟아진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지상으로부터 쓸려 내려온 토사가 하천 바닥에 퇴적돼 심각한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부족한 수량 문제는 환경호르몬 피해로도 번져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100마리의 물고기 중 8마리가 암수 한 쌍이라는 보도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러한 수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풍부한 수량 확보가 우선시 돼야 한다.

이에 대해 하천 바닥을 파는 준설 과정으로 오히려 더 큰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수 있지 않냐는 반박이 있다. 그러한 문제는 육상생태계에 비해 회복력이 빠른 수생태계에서 공사기간에만 일어나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 본다. 장기적으로는 준설로 인해 토사와 퇴적물이 제거되기 때문에 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이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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