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색 케이스에 담긴 악기를 들고 들어오는 배일환 교수(관현악과). 그와 큰 첼로는 한 품에 안기는 연인처럼 제법 잘 어울렸다. 26일(월) 음악대학(음대) 김영의홀에서 ‘이화복지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첼로 독주회’를 여는 배일환 교수를 만나봤다.


“이화의 정신은 사랑·봉사잖아요. 학생들에게 좋은 음악을 선사하고 이를 통해 장학금을 전달함으로써 사랑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이번 연주회의 수익금을 ‘이화복지장학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23일(수)에 열린 교수음악회의 수익금 약 1천2백만원은 매 학기 3명의 학생들에게 백만원씩 전달되고 있다.


“최소한 1년에 한 번씩은 할 거예요. 기회가 된다면 1년에 두 번도 가능하고요. 평생 할 겁니다. 그럼 100회쯤 될까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 열린 음악회는 작년 교수음악회를 시작으로 올해 두 번째다.


이번 연주회는 ‘탱고(Tango)가 재즈(Jazz)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탱고와 재즈’는 유래부터가 다르고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고 하니 손사래를 쳤다. “베토벤 시대에 베토벤 음악이 클래식이었겠어요? 20세기의 비틀즈 음악도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고전음악이 된 것이죠” 그는 시대를 거듭할수록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는 법이니 음악도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탱고’와 ‘재즈’의 기원은 소외된 계층들의 삶 속에서 만들어져 비슷한 점이 많다. 유럽에서 쫓겨나 남미로 오게 된 사람들의 비참함이 담긴 ‘탱고’와 노예의 슬픔이 담긴 흑인영가가 시초가 된 ‘재즈’는 배교수로 하여금 이번 연주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사창가에서 시작된 탱고는 상처받은 자들의 혼을 다한 연주”라며 “환대받지 못하는 하층민의 마음을 품고 연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이란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탱고와 째즈의 느낌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첼로예요. 첼로의 음색은 슬픔과 기쁨을 모두 표현할 수 있죠. 상류층과 소외된 계층과 모두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음악하는 사람의 특권이예요”


음악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그는 자선 연주를 많이 하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문화·외교 자선단체인 외교부 소관 비영리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beautifulmindcharity.org)’도 창단했다. ‘뷰티플마인드’는 미국·홍콩·괌·베트남·일본 등지에서 콘서트를 개최해 수익금과 기부금을 현지 장애우들과 국제 기아를 위한 단체에 전액 기부했다. 그는 ‘뷰티플마인드’를 하면서 겸손에 대해 많이 느끼고 배운다고 했다.


“누군가 꿈을 꾸는 것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희망을 주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나의 연주가 듣는 이에게 큰 희망이 되길 바라요”


‘이니셔티브 이화’에 발 맞춰 나가는 배일환 교수. 언젠가 시리즈(series) 100회가 될 그의 연주회를 그려본다.               

 

정보미 기자 na-happy0501@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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