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연계·켐페인 운동 등 새로운 문화조성 위한 노력

“우리 학교 대동제, 재미없지 않나요?” 한보민(인문·08)씨와 채송이(인문·08)씨는 “대동제에 학생 참여가 적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우리 학교 대동제는 학내에 고립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권선희(소인발·06)씨는 “1학년 때에는 대동제가 열렸는지도 몰랐다”며“축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 프로그램 홍보·학생들의 참여 부족 등으로 ‘대동’하자는 본래 의미의 대동제가 무색해지고 있다. 학생들의 대동제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축제연구·비평가인 류문수씨는 “배움 공동체인 대학이 점점 개인주의화됨에 따라 대학문화 자체의 고유성과 자율성이 사라진 것 같다”며 “경쟁과 취업준비의 장으로 변한 대학에서 공동체 문화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정(소인발·06)씨는 “동아리 공연과 노래자랑 등이 있다고는 하지만 일부 학생들만 참여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이루스 응원대제전을 대동제의 일환으로 만들었으면 한다”며 “여대라는 특색을 살리는 응원전으로 학생들의 단결을 유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수아(언홍영·08)씨는 “연예인을 초청하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학생들의 관심사을 끌 수 있는 볼거리가 제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 참여를 유도하려는 공연 기획과 더불어 기존의 소비적인 대학 축제를 벗어나고자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캠페인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학생 참여를 유도함과 동시에, 대동제를 넘어 지역 축제의 장으로까지 확장하는 윈윈(Win-Win)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성균관대 축제기획단은 학생들의 대동제 참여를 높이고자 대학로에서 열리는 연극·뮤지컬 등을 대동제 기간 동안 학내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성균관대 김한은 문화기획국장은 “학내에서 여는 대학로 공연은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학생들의 반응이 가장 좋다”며 “모든 공연마다 좌석이 부족해 계단에 서서 보는 학우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처음으로 주점에 캠페인 운동을 도입했다. 연세대학교 총학은 친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환경보증금 제도’를 진행했다. 총학은 주점을 여는 각 단체에 환경보증금을 3만 원씩 걷고, 주점이 끝난 후 청소를 하고 가는 단체에게만 보증금을 돌려줬다.


또한 나무젓가락 대신 일반젓가락 사용을 신청하거나 생분해 일회용 접시를 사용하는 단체에게는 일정부분의 금액을 지원했다. 연세대 김현직 문화기획국장은 “60여 개 이상의 주점이 열리고 난 후의 쓰레기 문제가 심각했다”며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행사로 바꿔보자는 취지로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려대 총학이 주체가 돼 진행되는 ‘절주·금연 캠페인’은 성북구 보건소와 연계하는 지역 사업으로, 주점에서는 논알콜(non­alcohol) 술이 판매된다. 주점 외에도 보건복지부의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와 함께 하는 ‘장기·조혈모세포 기증홍보캠페인’이 열린다. 학내 곳곳에 장기기증과 헌혈 부스가 설치돼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고려대 이정민 문화기획국장은 “대학생의 놀이 문화가 단순히 소비하고 즐기는 데에서 끝난다는 인식을 개선해보자는 의도에서 기획한 것”이라며 “캠페인을 통해 대동제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학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 아니라 지역에 항상 열려 있는 곳이라는 것을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장기·조혈모세포 기증홍보캠페인’은 고려대뿐만 아니라 성균관대·서울시립대·단국대 등 6개 학교의 대동제에서도 열린다.


축제연구·비평가인 류문수씨는 “대동제를 매개로 지역사회와 교류하려 하는 시도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짝 이벤트가 아닌 ‘대동’을 구현하려면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학내와 사회의 문화적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장기적으로 계획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아 기자 sangaLe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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