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개장 이후 외부인 출입 늘어…학생 "치안 강화해야"

“ECC를 보면 우리 학교가 마치 남녀공학같아요.”


김정원(영문·07)씨는 ECC(Ewha Campus Complex) 개장 이후 남학생들의 출입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박은정(교공·08)씨 역시 “ECC에서 외국인 관광객, 중·고등학생들이 자주 눈에 띈다”며 “외부인의 출입이 잦아져 휴식 공간이 소란스러워졌다”고 토로했다.


ECC를 이용하는 외부인이 늘어난 것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들은 특히 ECC 내에서 남자들의 발길이 잦아져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박은정씨는 “학내에서 편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 여대의 장점이었는데 ECC에는 유독 남자들이 많아 불편하다”며 “공강 시간에 쇼파에 누워 눈을 붙일 때도 주위를 살피게 된다”고 말했다. 김소리(작곡·06)씨도 “ECC에 있는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남자”라며 “학내에 남자들이 많아져 치안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무과 신현식 주임은 “경비 8명이 4명씩 교대로 순찰을 돌고 있다”며 “담당 경비가 한 두명인 다른 건물에 비하면 치안 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시 이후 정문에서 남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ECC 내에 들어와 있는 남자들에게도 10시가 지나면 나가라고 강요한다”고 말했다. ECC 경비실 강춘석 팀장은 “엘리베이터·휴식 공간 등 ECC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어 거동이 수상한 자가 발견될 경우 즉시 경비실에서 출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치안이 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영지(언론·05)씨는 “ECC의 넓은 공간을 보안하기에 4명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특히 2·3층에는 외진 곳이 많기 때문에 경비 수를 좀 더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인경(경제·04)씨는 “10시 이후에만 통제할 것이 아니라 해가 지면 남자들은 들어오지 못하도록 치안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특히 편의시설이 아닌 강의실·컴퓨터실 등을 외부인이 이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정혜인(생명·06)씨는 “강의실·컴퓨터실을 사용하는 외부인이 많아지면 그만큼 학생들은 불편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우지수(교공·08)씨는 “강의실이 있는 층에서 많은 외부인이 돌아다니면 수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상업시설이 아닌 곳에 대해서는 외부인 출입이 통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인의 출입이 늘어나 학내 공간이 지저분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송진주(법학·08)씨는 “외부인 출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관광객들의 사용으로 화장실이 더러워지는 등 학생들에게 불편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CC 내 외부인 출입에 찬성하는 학생들도 있다. 정희정(중문·07)씨는 “타대 학생들과 스터디, 세미나를 함께 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굳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허수지(환경·06)씨는 “외국에서도 관광객들이 대학을 자유롭게 구경한다”며 “대학 시설은 학생이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긴 하지만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게 되면 학교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원 기자 if1026@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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