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처는 장학·복지·학생활동 등 학생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학생들과 학교와의 소통은 대부분 학생처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학생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퇴임을 2달 앞둔 이수미 학생처장을 만났다.

 

△지난 2년간 총학과의 의사소통에 대해 평가해달라.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원활한 의사소통에 실패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학생처장으로 부임할 때 학보와의 인터뷰에서 총학과의 대결구도를 없애고, 파트너로서 함께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총학과 학생처 모두 학생을 위해 일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 사안에서 양측 간의 입장차가 발생했고, 서로에 대한 기대가 어긋났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학생 외에도 교수, 직원 등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 사안에서 학생들의 입장만을 다 수용할 순 없는 한계가 있었다. 또 학교의 미래를 장기적으로 내다보려면 현재의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이후에 입학하게 될 학생들까지 내다봐야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마찰이 빚어졌다.

 

△현재 총학은 총장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1일 동조 단식’을 신청한 일반 학생들도 190명(22일 기준)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총장님이 학생들과 만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총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총학에게 함께하는 자리를 갖자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총학이 요구하는 것들은 학교에서 수용할 수 없는 것들이다. 실현 가능한 요구안을 제시해 합의점을 찾았으면 한다. 지금과 같은 대결구도에서 총학이 총장님과 만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서로간의 신뢰가 회복된 후에 만남이 성사돼야 할 것이다. 조만간 총학에게 처장단 간담회를 열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총학과 학교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문을 열고 해결해나갈 부분들을 찾겠다.

 

△학생처장을 비롯해 총무처장·재무처 부처장 등 처장단의 언행에 대해 총학이 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학생들 앞에서 언행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학생처장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자리다. 그러나 때로는 감정적으로 말을 뱉은 적도 있었다. 학생들에게 너무 거리를 두거나, 계산해서 말하지 않고 진솔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신중하지 못한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진솔하게 다가가려고 했기에 일부 학생들과. 총학의 주장에 토를 달 생각은 없지만 가끔 내가 한 말들이 왜곡돼 전해지는 것은 안타까웠다. 가령, “학교가 학생들‘만’의 공간이 아니다”라고 했던 말이 “학교가 학생들의 공간이 아니다”라고 잘못 전해졌을 때는 억울하기도 했다. 나는 학생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는 편이다. 교수와 학생이 서로 간에 배울 수 있도록 언행에 있어서도 양측 모두 성숙한 자세를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학생처는 장학·봉사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이 분야를 맡아서 운영하면서 보람찼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장학금 관련 업무는 학생처가 맡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미래장학금·글로벌 장학금 등을 신설해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늘리고자 했다. 그러나 복지장학금의 경우 신청자가 적어 매해 추가접수를 받았다. 신청자를 늘리고자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학자금 대출자 중 무이자 대상인 학생들에게 미리 연락해서 복지장학금에 대해 알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장학금 신청을 꺼려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복지장학금을 받는 것은 결코 창피한 일이 아니며, 지도교수에게 알려져도 해가 될 일은 전혀 없다. 학생들이 더 열린 마음으로 복지장학금의 혜택을 받길 바란다. 사회봉사센터를 통해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학생들을 보며 많이 배웠다. 태안 자원봉사의 경우 신청자가 너무 많아 대학교회 협찬으로 버스 2대를 더 빌리기도 했다. 이화봉사단·해외봉사단 활동으로 보람을 느끼는 학생들을 보며 나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했다.

 

△교수로서 이화에 재직했을 때와 학생처장이라는 보직을 맡고 있는 지금을 비교한다면 이화를 보는 시선이 어떻게 달라졌나.
교수였을 때는 사실 우리 전공 학생들만 눈에 보였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그저 행복했고 재미있었다. 주로 전공 과목만 가르쳐서 다른 전공 학생들과 만날 기회는 많지 않았다.
학생처장이 된 이후에는 이화에 있는 전체 학생들을 바라보게 됐고, 학교 규모·살림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 학교 사정을 잘 알게 되니 애교심이 더욱 강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하루라도 빨리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만나고 싶다. 그 전에 총학과의 대결 구도를 해결하고, 서로 힘을 합쳐 학생들을 위해 건설적으로 나아가고 싶다.


김경원 기자 if1026@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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