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제가 끝을 맺고 기말고사를 앞둔 5월의 마지막 주, 이화의 한 해가 반 정도 흘러갔다. ‘이화toBasic’ 총학생회(총학)의 한 학기 사업을 정리해보고자 강정주 총학생회장과 정복희 부총학생회장을 22일(화) 총학실에서 만났다. 총학생회장의 옷에 적힌 ‘무기한 단식농성’이라는 글씨가 현재 학교와 총학의 상황을 상징하고 있었다.

 

△천막농성과 단식농성을 진행 중이다. 학교와 타협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인가.
우리 역시 농성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학교에 총학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와 타협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안에 대한 궁극적인 목적이 같아야 실현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와 총학생회는 입장 자체가 다르다. 학교가 일방적으로 공지한 택시비 1천 원 부가요금에 대해서 총학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학교와 총학 간의 소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복지 요구안과 교육투쟁 내용 등을 상세하게 적어 학교에 문건으로 보내고 있지만 학교로부터 ‘이미 안 된다고 설명했다’라는 답변을 받고 있다. 학교는 총학생회와 논의하려는 자세를 갖추고 있지 않다. 협의회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에 약속을 파기하고 그 후의 회의 일정도 잡지 않는 학교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 이러한 학교와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고, 학내 사안 결정에 학생들의 의견도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학교­학생 운영위원회(학운위)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학운위 설립에 대한 정기적인 협의회를 학교에 요청했지만 학교는 논의해도 설립해 줄 수 없으니 협의회를 갖지 않겠다는 답을 보내오고 있다.

 

△총학과 학교의 이상적인 관계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에 전달하는 기구이다. 그러므로 학교의 제안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면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학교와 항상 대립적인 입장에 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총학생회는 학교를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학교가 모든 사안을 결정하고 학생들이 이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학교 주체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이다.

 

△이번 학기에 중점을 뒀던 사업과 계획보다 잘 진행되지 못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화인과 함께 하는 교육투쟁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검은 옷 입기·ECC 상업화 반대 서명 운동과 불매 뱃지 달기·채플시간에 레드카드 들기 등 이화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학생들의 여론 수렴을 위해 학내 곳곳에 학생 식당 문제·ECC 상업화 반대 등에 관한 의견을 묻는 백지 자보를 붙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총학의 활동을 학생들에게 알리는 과정이 쉽지 않다. 또한 단과대학(단대) 학생회를 직접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러한 자리도 부족했다.
총학생회가 단대운영위원회(단운위)의 회의 자리에 찾아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은 몇 달 만에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의견을 학과 대표가, 그 내용을 단대 학생회와 단운위가, 최종적으로 총학생회가 수렴할 수 있는 피라미드식 소통 구조를 구축하는데 힘쓰겠다.

 

△학생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학생들에게 총학의 전달 사항을 알리기 위한 매개체가 잘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 학교는 학생들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갖고 있지만 총학생회는 그러한 자료가 없다. 학교 메인 홈페이지에서 총학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링크도 연결 돼있지 않다. 자보를 통해 새로 개편된 총학생회 홈페이지(www.ewha2basic.net)를 홍보했지만 접속자 수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자보로 총학의 소식을 알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현재 진행 중인 ‘1인 릴레이 단식’은 싸이월드 클럽을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온라인에서도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다음 학기에 꼭 이뤘으면 하는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현재 진행 중인 교육투쟁은 학기 단위의 제한을 두고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해결이 될 때가지 지속적으로 해결 방안을 요구할 것이다. 다음 학기에는 학교와 활발한 협의회가 이뤄졌으면 한다. 학교와 총학의 협의회를 학교가 중요하게 인식해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로 발전해야 한다. 이 외에 학생들을 위한 복지사안에도 힘쓰겠다.

 

△한 학기를 정리하며 이화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언제나 바라는 바이지만 총학의 활동을 나의 문제라 여기고 함께 했으면 한다. 응원과 격려가 아닌 비판의 목소리도 좋다. 총학이 생각하지 못하는 더 좋은 해결방안·아이디어 등을 제시해줘도 좋다. 이화인의 관심이 필요하다. 9·10월이 지나면 내년 총학 선거로 인해 실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짧다.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이화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며 활발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


이상아 기자 sangaLe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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